25일 1.69%(70원) 내린 4075원 마감
다올투자증권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지난 20일 다올투자증권 주식 보유목적을 "일반투자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다올투자증권 |
[더팩트|윤정원 기자]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슈퍼개미'가 경영 참여를 예고했으나 주가는 뜨뜻미지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했다. 김기수 대표는 공시를 통해 "회사의 주주로서 좀 더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수행할 계획이 있어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 목적에서 경영권 영향 목적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보유목적은 단순투자, 일반투자, 경영참여 목적 등 세 가지로 나뉜다.
김 대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54조 제1항의 각호에 대해 관련 행위들을 고려할 예정이라고도 강조했다. 각호는 이사와 감사의 선임·해임 또는 직무 정지, 정관의 변경, 회사의 합병과 분할, 주식의 포괄적 교환과 이전, 영업의 양수·양도, 자산 처분 등을 골자로 한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24일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장내에서 주식을 집중 매수한 인물이다. 현시점 김 대표의 지분은 7.07%에 달하며, 그의 부인 최순자 씨와 사실상 가족회사인 법인 순수에셋은 각각 6.40%, 0.87%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 중이다. 김 대표와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더하면 14.34%에 이른다. 1대 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 측(25.20%)과의 지분율 차이는 약 11%포인트에 그친다.
더욱이 지난 7월 김 대표가 이병철 회장에게 지분 인수를 통한 경영권 인수를 제안했다는 의혹까지 인 상황이다. 당시 김 대표 측은 "지분 인수를 제안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으나 최근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함에 따라 적대적 인수합병(M&A) 수순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거세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우선적으로 김 대표 측이 이사회 구성원 교체를 요구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경영권 분쟁 예고에도 불구하고 다올투자증권의 주가는 변동성이 미미한 상황이다. 통상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경우 지분 다툼 등을 이유로 주식 매입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다. 이날 다올투자증권은 전 거래일(4145원) 대비 1.69%(70원) 내린 407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4145원으로 문을 연 다올투자증권은 장중에는 3975원까지 빠지며 4000원대가 무너졌다. 다올투자증권은 공시 이튿날인 지난 21일에도 6.92%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 이슈에도 주가가 도통 기지개를 켜지 못하자 투자자들은 토로 일색이다. "지분 싸움을 떠나서 내가 먼저 맞아 죽겠다"는 식의 푸념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하루 빨리 김 대표 측이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경영권을 차지하길 바란다는 이야기도 새어 나온다. 김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재무 위험성을 낮추고 수익성을 높이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다올투자증권은 현시점 최대주주 지분이 절대적이지 않은 데다 본업과 관련한 리스크까지 부각되고 있다"며 "이 회장과 권성문 전 KTB투자증권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이슈가 사그라지기 무섭게 또다른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주주활동에 뛰어들면 주가도 요동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