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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정기인사 진두지휘한 이명희 회장, 어떤 메시지 담았나
입력: 2023.09.21 11:57 / 수정: 2023.09.21 11:57

신세계그룹, 2024년 정기 임원인사…25명 대표 중 9명 교체
이명희 회장 직속 전략실 출신 인사 기용


신세계그룹이 대규모 임원인사를 감행했다. 업계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번 대표단 인사 결정을 진두지휘했을 것으로 평가한다. /더팩트DB·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이 대규모 임원인사를 감행했다. 업계는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번 대표단 인사 결정을 진두지휘했을 것으로 평가한다. /더팩트DB·신세계그룹

[더팩트|우지수 기자] 신세계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인사 폭풍이 일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직접 나서 계열사 대표진을 '물갈이'했다. 이번 인사에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 남매의 핵심 인사들도 해임됐다. 상반기 실적 악화, 쿠팡의 가파른 성장세에 위기감을 느낀 분위기다. 신세계그룹은 계열사 대표 25명 중 9명을 교체하며 그룹 위기 극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과감한 대표단 체제 개편에 들어섰다. 업계에선 이번 인사에서 이 회장이 이례적으로 지휘봉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회장은 철저한 '성과주의' 인사를 강조하면서 성과에 따라 그룹 내 능력 있는 인사들을 계열사 새 대표로 내정했다. 이마트 창사 이후 첫 외부 영입 인사이자 '정용진의 남자'로 불린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가 임기를 2년 남기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손영식 ㈜신세계 대표도 1년 반 임기를 앞두고 해임됐다.

이번 신세계그룹 정기인사에선 계열사 대표진의 약 40%가 교체됐다. 이 회장은 그룹 위기를 진단하고 그간 정기인사의 주축을 맡은 정용진·정유경 남매 대신 팔을 걷어붙였다. 내정된 대표직에 이 회장의 직속조직인 그룹 전략실 출신 인사들이 눈에 띄며 신세계 경영 중심추가 이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상반기 성적은 좋지 못했다. 지난해 팬데믹 보복소비로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경기 악화가 이어지면서 그룹 성장세가 눈에 띄게 더뎌졌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이 꾸준히 줄었고 올 상반기에 393억 원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221억 원에 비해 대폭 감소했다. 이마트24는 상반기 영업손실 5억 원을, 이마트에브리데이는 87억 원 영업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하락했다. 이마트는 올해 목표를 '재무구조 개선'으로 삼고 투자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하기로 했다.

(주)신세계와 이마트의 새 지휘봉을 잡을 인물은 각각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왼쪽), 한채양 호텔조선앤리조트 대표(오른쪽)로 정해졌다. /신세계
(주)신세계와 이마트의 새 지휘봉을 잡을 인물은 각각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왼쪽), 한채양 호텔조선앤리조트 대표(오른쪽)로 정해졌다. /신세계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빈 자리엔 한채양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가 앉았다. 한 대표는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 대표를 도맡으면서 신세계 유통 사업군 전반을 이끈다. 2019년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부임한 한 대표는 2020년 70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팬데믹 기간임에도 지난해 222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회장이 한 대표의 탁월한 영업 전략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대표는 신세계그룹 전략실 부사장을 거친 이력이 있다.

신세계백화점을 담당하는 ㈜신세계 역시 상반기 영업이익 30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줄었다. 손영식 대표가 물러나고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신세계의 대표직을 겸직하게 됐다. 박 대표 역시 경영지원실 상무, 이마트부문 전략경영본부장 등을 맡은 그룹 전략실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은 팬데믹 이후에도 좋은 실적을 보여왔지만 신세계의 미래 청사진을 위해 인사 교체가 이뤄졌을 것"이라며 "센트럴시티와 백화점의 연계 효과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신세계 'OB(올드 보이)'로 불리는 이석구 신세계추진위 대표까지 계열사 대표직으로 불러들이면서 실적 개선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올해 만 74세인 이 대표가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지목됐다. 이 대표는 드라이브스루, 사이렌 오더를 도입하며 스타벅스코리아를 11년간 키운 주역으로 2019년 퇴임했지만 이번 인사로 경영직에 복귀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가 겸직한다. 임 대표도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에 몸 담은 경험이 있다. 주류유통기업 신세계엘엔비는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가 겸직해 식품·주류의 보완 효과를 낸다. 마인드마크 대표에는 외부 인사인 김현우 대표를 영입했다. SSG닷컴은 강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였던 이인영 대표의 단독 체제로 들어섰다.

신세계그룹은 그룹 유통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한다. 쿠팡이 유통사 실적 1위를 차지하면서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신세계프라퍼티·SSG닷컴·지마켓이 묶인 '리테일 통합 클러스터'를 신설 예고했다. 클러스터는 여섯 개 유통회사의 채널 간 상호 보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의 이번 인사는 대부분 기존에 좋은 실적을 내던 대표들이 겸직하는 체제로 이뤄졌다. 모험하지 않고 믿을 수 있는 인물을 기용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오너 3세들이 뽑은 대표를 해임하고 회장 직속 전략실 출신 인물들을 그 자리에 앉힌 데서는 이 회장이 자녀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보일 수 있겠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워낙 대규모 체제전환이다 보니 임직원들도 적응하는 데 시간이 다소 필요할 것"이라면서도 "이번 인사는 그룹의 미래 발전 방향을 재정비하기 위한 결정이다. 성과주의를 선언한 만큼 호실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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