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지주·경남은행 내부통제 부실 원인
금융감독원이 BNK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횡령사고에 대해 긴급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988억 원의 횡령액이 확인됐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금융감독원이 BNK경남은행에서 발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횡령사고에 대해 긴급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2988억 원의 횡령액이 확인됐다고 20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고자는 투자금융부에서 15년간 PF대출 업무를 담당하면서 2019년 5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본인이 관리하던 17개 PF사업장에서 총 2988억 원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번 거액 횡령사고가 BNK금융지주와 경남은행의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기능 전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에 기인했다고 판단했다.
BNK금융지주는 경남은행에 대한 내부통제 관련 테마(서면)점검을 실시하면서도, 2014년 10월 경남은행의 지주 편입 이후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취급과 관리에 대해서는 점검을 실시한 사례가 없는 점을 확인했다.
경남은행에 대한 지주 자체검사의 경우에도 현물 점검 외 본점 사고예방 검사 실적이 전무했다.
경남은행의 경우 PF대출 업무 관련 대출금 지급 등 여신관리, 직무분리 등 인사관, 사후점검 등 내부통제 절차가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대출금 지급 시 대출약정서에 명시된 정당계좌를 통해서만 대출금이 지급되도록 통제하는 절차가 없었고 대출 상환 시 업무처리 절차(상환 업무 처리 시 확인해야 하는 서류의 종류, 방법 등)를 규정하지 않았다. 대출 실행 또는 상환 시 해당 내용에 대한 차주 통지도 이뤄지지 않았다.
또 사고자가 15년간 동일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하고, 본인이 취급한 PF대출에 대해 사후관리 업무까지 수행하는 등 직무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고위험업무인 PF대출 취급과 사후관리 업무에 대한 명령휴가는 한 번도 실시되지 않았다.
문서관리의 적정 여부와 정리채권 이관의 적정 여부 등을 자점감사 대상으로 규정하지 않았다. 여신승인조건과 약정내용 일치 여부, 대출집행·인출절차 적정 여부 등 자점감사 대상으로 규정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감사를 실시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감사해 장기간 횡령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됐다.
금감원은 횡령 금액의 사용처를 추가 확인하고 검사결과 확인된 사고자와 관련 임직원 등의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 절차에 따라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또 횡령사고 현장검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수사당국과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등 실체규명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발표된 내부통제 혁신방안의 철저한 이행을 지도하는 한편 이번 검사결과와 은행권 내부통제 자체 점검결과 등을 기초로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시스템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