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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⑱] '테마주계 단골' 보해양조, 수년째 동전주 못 벗어나는 이유
입력: 2023.09.18 00:00 / 수정: 2023.09.18 09:52

주가 500원·분기 영업손실 26억 원대
'오너 3세' 임지선 리더십 지적도


보해양조를 이끌고 있는 오너 3세 임지선(사진) 보해양조 대표이사 부사장. 보해양조는 15일 541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동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해양조
보해양조를 이끌고 있는 '오너 3세' 임지선(사진) 보해양조 대표이사 부사장. 보해양조는 15일 541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동전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보해양조

동전주란 주당 가격이 1000원을 넘지 않는 값싼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현시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0여 개의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개 이상이 동전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전주는 주가가 낮을 대로 낮기 때문에 통상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쉽게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동전주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가 해소되거나 강력한 테마주가 되는 경우 급등세를 연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높인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커 투자에 유의할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 동전주는 값이 싸서 비교적 접근성도 높고 적은 돈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어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잦다.

'대박'과 '쪽박', 이름에 걸맞게 동전의 앞뒷면을 지닌 동전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종목부터 미래 성장 가능성을 지닌 종목까지, <더팩트>는 현시점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종목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증시에서 보해양조 뒤에 자주 붙는 수식어는 '반짝 테마주'다. 유명 인사의 행보가 주목받거나 반일 감정이 더해질 때 투자자들의 눈에 띄면서 주가 급등세를 보인 종목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일본 오염수 방류 소식에 깜짝 상승을 기록하며 모나미, 신성통상 등과 함께 '애국 테마주'로 불렸다.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테마주 치곤 몇 년째 신통하지 못한 주가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끈다. 52주 최고가(2022년 9월 16일)가 고작 743원으로 2021년 10월 27일(1000원) 이후 '동전주'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거래일 기준 평균 거래량은 28만 여건, 외국인 소진율도 0.83%에 불과하다. 테마주에 포함돼 깜짝 상승을 노리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반등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많다.

보해양조는 전남 목포에 본사를 둔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업체로, 고 임광행 창업주가 1950년 설립해 73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주류 기업이다. 손녀인 '오너 3세' 임지선 대표이사 부사장이 2018년부터 이끌면서 오너 경영을 이어가는 것도 주목받는 대목이다. 전남 해남에서 재배한 매실로 빚은 과실주 '매취순', 호남 지역 대표 소주 '잎새주',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만찬주로 선정되면서 전국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복분자주' 등 내로라하는 브랜도를 보유한 회사다.

2004년 국내 주류업계 최초로 미국 시장에 수출했고, 지역 특색을 살린 지역주 마케팅은 물론 과실주·논알콜주 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했을 때도 노포 중심의 유통 체계로 자사 제품의 판매량을 늘리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방에서 출발했다가 전국 단위로 유통망을 확대한 최초의 주류업체라는 '타이틀'도 보유하면서 지방 기반 주류업체의 롤모델이 됐다. 보해양조는 이렇듯 국내 주류업계에서는 고유의 인지도를 가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최근 3년간 보해양조의 실적이나 주가는 과거의 영광과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모습이다. 흑자와 적자를 반복하는 널뛰기 실적은 물론, 주가도 1000원 대 전후만 왔다 갔다 하는 박스권에 맴돌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주가가 500원 대로 추락한 후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고 분기 영업손실도 26억 원을 기록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등 대형 주류업체와 경쟁은 고사하고 무학, 금복주, 대선주조, 제주소주(현 신세계L&B) 등 지방 주류업체에도 밀리고 있다.

보해양조는 호남 지역 대표 소주인 잎새주, 판매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 병을 돌파한 보해소주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독자 제공
보해양조는 호남 지역 대표 소주인 '잎새주', 판매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 병을 돌파한 '보해소주' 등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다. /독자 제공

◆ '오너 3세' 임지선 대표, 구조조정·부라더소다로 '깜짝 전성기'

이렇다 보니 현 보해양조를 이끌고 있는 임지선 대표의 경영 리더십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창업주의 손녀이자 보해양조 최대주주(21.49%)인 창해에탄올의 임성우 회장의 장녀인 임지선 대표는 초고속 승진을 통해 2015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과실주 '부라더소다'와 판매 1년 만에 누적 판매 200만 병을 돌파한 '보해소주' 등을 론칭한 주역이다.

성과를 인정받은 임 대표는 2018년 단독 대표가 됐다. 임 대표는 당시 연간 적자를 거듭하다 2017년 과실주 시장의 성장으로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한 보해양조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는 단기 수익에 무게를 두는 것보다 당장 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숙원인 전국 진출을 위해 투자에 적극 나섰다.

임 대표가 꺼내든 카드는 구조조정이었다. 당시에도 주가가 1000원에 미치지 못한 보해양조는 2018년 말 긴급 이사회를 열고 조직 통폐합을 결정했다. 개편된 조직에 발령받지 못한 직원은 자동으로 권고사직 됐으며, 입사 2년 차 이상 만 58세 이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함께 단행했다. 구조조정을 통해 체급을 줄이는 것을 택한 셈이다.

당시 매각설도 제기되면서 동전주인 주가가 2490원(2018년 12월)까지 치솟았다. 2018년 영업손실은 110억 원으로 적자 경영이 여전했으나 주가가 뛰면서 주주들의 환호도 뒤따랐다. 임 대표가 삼고초려로 데려온 유시민 작가(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가 보해양조 사외이사로 선임(3년 만기)되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주가 상승을 함께 이끌었다.

효과는 있었다. 이듬해인 2019년에도 영업손실 111억 원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이어졌지만, 2020년부터 다시 흑자 전환(영업이익 17억 원)에 성공했다. 임 대표의 히트작 '부라더소다'가 편의점 등에서 인기를 끌었고 지역 출신 유명 인사인 트로트 가수 홍진영, 송가인 등을 잎새주 모델로 내세워 입점 러브콜을 받은 결과였다.

보해양조는 52주 최고가(2022년 9월 16일) 743원으로 2021년 10월 27일(1000원) 이후 동전주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용무 기자
보해양조는 52주 최고가(2022년 9월 16일) 743원으로 2021년 10월 27일(1000원) 이후 '동전주'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용무 기자

◆ 실적 회복·동전주 탈출은 언제?

그러나 '임지선호'의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부라더소다' 이후 출시한 '언니네블루스' '아홉시반' '술탄오브콜라' 등 과실주 후속작은 현재 이름을 기억하는 이가 많지 않고 호남 지역 압도적 점유율(90% 이상)을 차지한 플래그십 모델 잎새주마저 하이트진로 '참이슬', 롯데주류 '처음처럼' 등 대형 주류업체의 맹공에 점유율이 50%대로 뚝 떨어졌다. 편의점 업체와 PB상품 개발, 여수시와 손잡고 출시한 소주 '여수밤바다' 등 지역 특색을 살리는 '잘하는 것'을 다시 시도하면서 반전을 꾀했으나 엎친데 덮친격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업황 악화를 맞이했다.

결국 2021년 영업이익은 11억 원, 당기순손은 9억 원 적자 전환에 그쳤고 지난해 영업이익은 단 1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26억 원, 당기순손실은 27억 원이다. 분기마다 300억 원대에 근접한 매출도 200억 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제품을 만들어 벌어들이는 수익이 마이너스다 보니 올해 2분기 기준 영업이익 증가율은 무려 663.72% 손실에 이른다. 코로나19 이후 주류업체 전반으로 주가가 떨어진 후 업황 악화 측면도 있으나, 동종업계 상장사인 하이트진로(-69.20%), 롯데칠성(-0.24%), 무학(-30.61%) 등과 비교했을 때 크게 뒤진 수치다.

주가도 폭락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유시민 전 이사도 2021년 말 임기만료로 회사를 떠났고 이후 단 한 번도 1000원대 이상의 주가를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15일 종가는 전 거래일 대비 0.36%(2원) 내린 541원으로 주저앉았다.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가 몇 년째 제자리걸음을 걷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 회복을 위해 실적 개선이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해양조는 트렌드에 걸맞은 제품 마케팅과 기획전, 사회환활동 등을 통해 회사 가치를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산하 재단인 보해장학회를 통해 오는 10월 13일부터 전남 목포 등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 5000만 원을 기부하고 '픽토그램'을 통한 잎새주 등 제품 홍보 활동, 지난달 편의점업체 세븐일레븐과 함께 유튜버 미자와 협업으로 출시한 맥주·증류수 '미자주'를 내놓는 등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주류업계 대목으로 꼽히는 추석 명절 연휴를 앞두고 매취순 세트 6종 등 15종의 선물 세트를 판매하는 기획전을 통해 수익도 노린다. 술자리가 많은 연말 성수기도 남아 있다. 올해 남은 기간 실적 반전과 주가 상승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에 주류업계와 투자업계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주가 관련해서는 현재 별도로 드릴 내용이 없으나, 향후 투자설명회나 IR적 부분에서 활발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하반기 매출 확보를 위해서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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