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총 자산총액 사상 첫 100조 원 돌파에도 2Q 당기순이익 감소
미래에셋·한국투자신탁자산운용 등 대형사도 수익 뒷걸음
ETF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으나 자산운용사별 펀드 수익은 다소 줄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자산총액이 올해 사상 최초로 100조 원을 넘어섰다. 2002년 시장이 처음 열렸을 때 3000억 원에 불과했던 자산총액이 20년 만에 크게 불어난 결과다. 그러나 ETF를 운용하는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수익은 감소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2분기 국내 자산운용사 455개사의 당기순이익은 총 3849억 원으로 집계됐다. 엔데믹 후 투자 시장이 얼어붙던 지난해 2분기보다는 126.7% 늘었지만, 전 분기 대비 7.7% 감소했다.
회사별로는 전체 455개사 중 228개사가 흑자를 냈으나, 나머지 227개사는 적자에 그쳤다. 적자회사 비율은 전 분기 말(40.2%) 대비 9.7%포인트(p) 상승한 49.9%로 절반에 달한다.
특히 자산운용사의 펀드 운용 등 직접 증권 투자를 통해 벌어들이는 증권 투자 수익은 총 825억 원에 그쳤다. 전 분기 대비 46.5% 감소한 결과다. 펀드 운용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나타내는 집합투자기구 펀드운용보수 수익도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총 4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대형사도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펀드 운용보수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6.9% 늘어난 삼성자산운용을 제외하면 대형사 대부분의 수익이 뒷걸음질 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 1311억 원의 펀드 운용보수 수익을 따내며 가장 많은 수익을 낸 운용사에 이름을 올렸지만 지난해 2분기(1387억 원)보다 5.5% 감소한 수익을 올렸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같은 기간 7.6% 내렸으며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각각 2.1%, 1.7% 줄어든 수익을 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수익이 가장 많이 감소한 운용사로 꼽혔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 운용보수 수익은 386억 원으로 전년 동기(518억 원) 대비 25.5% 내렸다.
이처럼 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운용사별로 수익 차이를 보인 배경에는 자산운용사의 본업인 펀드 운용이나 증권 투자 수익 부문에서 다소 부진한 결과를 받아들인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ETF 시장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지만, 본업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줄어든 셈이다. 또 ETF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전체 자산운용사 수익은 증가했지만 자산운용사별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증시에서 인기를 끄는 섹터 ETF 상품을 출시할 때 경쟁사보다 더욱 경쟁력을 얻기 위해 운용 보수를 인하하면서까지 마케팅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하반기에도 7월 2차전지 등 테마주가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자산운용사 간 ETF 고객 유치 경쟁이 여전하다"며 "시장이 커진 것은 맞지만 운용사별 수익이 가파르게 오르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