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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그룹 3형제, 결국 상폐 기로…뿔난 개미들 "10% 지분 모으자"
입력: 2023.09.04 11:38 / 수정: 2023.09.04 12:53

이화그룹주주연대, 임시주총 개최 추진 움직임
이화그룹 측 묵묵부답…이의신청 '글쎄'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 5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뉴시스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다. 사진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재산국외도피) 등 혐의를 받는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 5월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모습. /뉴시스

[더팩트|윤정원 기자] 지난 5월부터 거래가 멈춰 있는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이화그룹 계열사 소액주주들은 '단합이 절실한 때'라며 지분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이화그룹은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진 그룹이다. 이화전기는 이아이디의 지분 19.53%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이아이디는 이트론 지분 8.70%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트론은 이화전기의 지분 18.97%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달 1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김영준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거래가 정지된 이화그룹 계열 상장사인 이아이디와 이화전기, 이트론 등 3곳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아이디는 코스피에,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코스닥에 각각 상장돼 있다.

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이아이디에 대해 "개선 계획 및 기업의 계속성, 경영의 투명성, 그 밖의 공익 실현과 투자자 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의했다"면서 "그 결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아이디는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25조에 따라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영업일 기준 15일 이내에 거래소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 거래소는 20일 이내 상장공시위원회를 열고 상장폐지 여부를 재심의해야 한다. 다만 이아이디 측은 이의신청 여부 등 사측 입장에 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화전기와 이트론의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기심위 심의일 이후 20일 이내에 개최되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된다. 코스닥시장위에서도 상장폐지 결정이 나올 경우, 대상 기업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화그룹 경영진인 김영준 회장과 김성규 총괄사장은 187억 원의 배임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가공급여 명목으로 비자금 114억 원 조성한 혐의, 2015~2017년 증권을 저가매수한 뒤 허위공시 등으로 고가 매도해 부당이득 124억 원 상당 취득하고 회사에 187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2016년부터 2017년 사이 증권 부당거래 과정에서는 12억 원 이상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 포탈, 2016년부터 2019년에는 해외직접투자 미신고와 함께 173억 원가량을 불법 해외유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결국 지난 5월 검찰은 김영준 전 이화전기 회장과 김성규 이화전기 총괄사장에 대해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한국거래소 측은 이화그룹 측에 조회공시를 요구했으나 법인 측은 혐의를 부인하거나 혐의 발생 금액을 낮춰 공시했다.

이 때문에 잠시간 3개 계열사의 거래가 재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거래소는 제보를 바탕으로 이화그룹 계열사들의 공시가 사실과 다른 점을 파악하고 또 다시 매매 거래를 정지했다.

아울러 거래소는 지난 6월 전현직 임원 등의 횡령과 배임 혐의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거짓 또는 중요 사항을 기재하지 않은 이화그룹 3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불성실공시 유형엔 상장법인이 자본시장법과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공시규정에 의한 공시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공시불이행, 공시번복, 공시 취소 또는 공시내용을 일정 비율 이상 변경하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현재 이화그룹 계열사 소액주주들은 좌불안석이다.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지분 10%를 모아 임시주주총회를 열자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임시 주총을 열어서 속칭 비리 임원진을 몰아내고 상폐를 막자는 입장이다. 이화그룹주주연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모인 지분율은 이아이디 5.21%, 이화전기 4.77%, 이트론 2.64% 등이다.

이화그룹주주연대는 김영준 회장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할 것도 제안하고 나섰다. 아울러 오는 8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거래소 앞에서 시위도 예고했다. 이화그룹주주연대는 거래가 재개되는 동안 3곳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도 거래소에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이화그룹주주연대 대표는 "우리 연대는 이미 지난주 수요일에 (탄원서를) 발송했다. 소액주주분들이 진정 뭐라도 해보겠다면 김영준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 두 장을 써서 각각 법원과 검찰에 보내시길 바란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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