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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주⑯] 국일제지, 거래정지 반년…SM그룹 인수 후 '동전주' 오명 씻을까
입력: 2023.09.04 00:00 / 수정: 2023.09.04 00:00

SM그룹 오너회사 삼라마이더스, 국일제지 인수 막바지
긴 터널 지난 주주 마음도 달랠까


우오현(사진 위) SM그룹 회장과 장남 우기원 부사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SM그룹 지주사 삼라마이더스가 오랜 기간 주식 거래가 정지된 국일제지의 새 주인으로 유력해지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우오현(사진 위) SM그룹 회장과 장남 우기원 부사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SM그룹 지주사 삼라마이더스가 오랜 기간 주식 거래가 정지된 국일제지의 새 주인으로 유력해지면서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더팩트 DB

동전주란 주당 가격이 1000원을 넘지 않는 값싼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현시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0여 개의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개 이상이 동전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전주는 주가가 낮을 대로 낮기 때문에 통상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쉽게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동전주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가 해소되거나 강력한 테마주가 되는 경우 급등세를 연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높인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커 투자에 유의할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 동전주는 값이 싸서 비교적 접근성도 높고 적은 돈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어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잦다.

'대박'과 '쪽박', 이름에 걸맞게 동전의 앞뒷면을 지닌 동전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종목부터 미래 성장 가능성을 종목까지, <더팩트>는 현시점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는 종목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이한림 기자] 최고경영자(CEO)의 과도한 주식담보대출을 계기로 주가가 폭락하고 회생절차를 밟은 국일제지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온 지 어느덧 반년째를 맞았다. 하루아침에 주가 3분의 1이 빠지고 거래정지 날벼락까지 맞은 4만5000여 명(지난해 말 기준)의 국일제지 소액주주들도 800원짜리가 된 주식과 함께 긴 터널을 함께 지나고 있다.

1978년 설립된 국일제지는 특수지나 산업 용지 등을 생산하는 제지업체다. 2004년 코스닥 상장 후 2018년 자회사 국일그래핀을 통해 그래핀 신소재를 개발하면서 '그래핀 테마주'로도 불렸다. 최근 신성델타테크, 서남, 덕성 등이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여 주가가 널뛴 것처럼 국일제지도 최고 8300원(2019년 11월)에 거래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종목이다.

국일제지는 1978년 설립된 산업 용지 등을 생산하는 제지업체로 최근 3년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국일제지 제공
국일제지는 1978년 설립된 산업 용지 등을 생산하는 제지업체로 최근 3년간 적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국일제지 제공

그러나 국일제지는 올해 3월14일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하면서 주식 거래가 정지된 후 6개월째 '동전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소액주주들은 국일제지가 2021년부터 최근 3년간 적자 경영(2021년 63억 원, 2022년 111억 원 손실)을 이어오긴 했으나 자본잠식은 아니며, 올해 1분기 기준 영업손실도 25억 원이었기 때문에 회사의 회생신청이 다소 의아하다는 눈길을 보냈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국일제지가 보유한 부동산과 현금성 자산을 더한 자본총계가 483억 원으로 손실을 충분히 메울 수 있고, 부채비율은 164.4%에 그치는 등 재무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회사가 회생을 신청한 진실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뒤늦게 최우식 전 국일제지 대표가 국일제지 주식을 담보로 과도한 대출을 받고 이를 갚지 못하면서 채권단의 반대매매와 최 전 대표의 과한 자사주 매도가 겹쳐 주가가 급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최 전 대표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됐으며, 소액주주들은 현재도 기약 없는 거래재개만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도 희망 요소는 존재한다. SM상선, STX, 대한해운 등 제조·해운업종에서 뿌리가 깊은 SM그룹이 지주사 삼라마이더스를 인수자로 국일제지 합병에 나섰고 절차상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SM그룹은 80개가 넘는 계열사로 16조 원가량의 공정 자산 규모를 보유한 기업이다.

국일제지는 지난 7월 17일 삼라마이더스와 M&A를 위한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국일제지 M&A 방식은 '스토킹홀스'로 공개 입찰을 통해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희망자가 없으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우선매수권자가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그간 국일제지를 두고 SM그룹 외에 크게 관심을 보인 기업이 없어 사실상 국일제지가 삼라마이더스 품에 안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일제지는 지난 3월 14일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그래핀 테마주로 불리며 한때 1만 원대를 바라봤던 주가는 거래정지 이후 800원에 머무르고 있다. /더팩트 DB
국일제지는 지난 3월 14일 거래정지 종목으로 지정됐다. '그래핀 테마주'로 불리며 한때 1만 원대를 바라봤던 주가는 거래정지 이후 800원에 머무르고 있다. /더팩트 DB

다만 M&A가 이뤄지라도 주가가 올라 동전주 오명을 씻는 것은커녕 주식 거래 재개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삼라마이더스는 국일제지의 부채가 자본보다 높지 않기 때문에 선순위 채권부터 변제해야 하며, 그룹 차원의 유상증자 등 인수 자금을 확보하는 과정 등이 필요해서다. 또 지난 3월 국일제지가 거래정지될 때 외부감사인이 감사 의견을 거절하면서 상장폐지 사유도 발생했기 문에 감사인의 '적정' 의견이 담긴 사업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등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M&A를 통해 사세를 확장해 온 SM그룹을 바라보는 일부 국일제지 주주들의 아니꼬운 시선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관측된다. 삼라마이더스는 우오현(74.01%) SM그룹 회장과 장남 우기원(25.99%) 부사장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오너 회사다. 일각에서 우 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삼라마이더스를 중심으로 SM그룹 지배구조를 개편할 목적으로 국일제지를 인수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에 대해 SM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국일제지 인수 목적에 대해 신규 사업 투자를 통한 사업다각화 수익 창이라고 밝혀왔다. M&A 시장에 나온 부실기업을 인수한 후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낸 것처럼 과거 같은 방식으로 경영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과거 국일제지와 함께 '그래핀 테마주'로 묶인 남선알미늄 역시 SM그룹 계열사다. SM그룹이 국일제지를 품어 신규 자금 유입을 통해 회사의 경영 정상화는 물론 동전주로 떨어진 주가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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