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아키그룹 9월 1일 창립 1주년
뿌리는 현대건설 건축부 설계실
지난해 약 700억 원 매출 달성
"젊은 CM 기업 되겠다"
김길상 AA아키그룹 대표이사는 31일 "최근 이어지는 건설 사고는 건설사업관리와 감리의 중요성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AA아키그룹은 내달 1일 현대자동차그룹에서 분리된 뒤 창립 1주년을 맞는다. /AA아키그룹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최근 잦은 아파트 붕괴사고 등으로 건축업계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건설사업관리(CM)와 감리업무의 중요성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AA아키그룹은 기획부터 설계, CM단계에 이르기까지 단일 과정으로 차별화할 것입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으로부터 독립해 새출발을 시작한 AA아키그룹이 내달 1일 창립 1주년을 맞는다. 지난 60여 년간 건축적 가치를 쌓아온 현대종합설계는 지난해 9월 1일 AA아키그룹으로 거듭났다.
회사는 건축·구조·설비·전기뿐 아니라 건설기계부문 등에서 전문 기술과 종합감리·구조 안전진단 기술 등을 갖추고 있다. 종합 건축설계 분야에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신생 기업이지만, 업력만큼은 1965년 현대건설 건축부 설계실을 전신으로 시작된 뿌리깊은 설계사무실이다. 지난해 약 7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수도권 주요 지역의 굵직한 공공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도시재생기획본부장을 역임한 김길상 대표이사가 지난해부터 새롭게 AA아키그룹을 이끌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5년 뒤인 2027년까지 AA아키그룹을 매출 기준 국내 업계 1위 업체로 성장시킨다는 'Vision(비전) 2027'을 제시했다.
김 대표이사는 "건축 디자인 역량과 축적된 산업시설 설계기술을 활용해 사업영역을 확장할 것"이라며 "우선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리스크가 적은 시행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건축 설계사무소가 지닌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회사는 계열분리 후 '백현마이스 도시개발사업', '화성동탄 A78 및 연천BIX 민간참여사업', '제물포역 도심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수도권 공공분야 사업을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또 정비분야에서는 인천 계양구 '효성중앙공영아파트' 재건축, 특화설계 분야에서는 경기 '시흥모아주택' 등을 수주했다. 그동안 비교적 약했던 일반건축과 주거시설 설계·디자인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면서 조직의 DNA를 바꿔나간 성과다.
AA아키그룹은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반도체공장 조성 사업에 참여했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반도체 FAB 2단계 사업 개념도. /AA아키그룹 |
기존 강점인 하이테크 설계분야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AA아키그룹은 과거 현대차그룹 계열사 시절부터 완성차 공장과 관련 산업시설을 비롯해 중국 전자기업 BOE과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설계 등을 먹거리로 삼아 왔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생산시설'와 '두산테스나 평택신공장' 등 반도체 공장과 북미지역 '전기차 생산시설 프로젝트', 'KT&G 카자흐스탄 신공장 건설' 등의 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김 대표이사는 "지난 1년간 성과를 돌아보면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반도체시설 설계분야를 선도하는 사업 수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본다"며 "만일 국내 경기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 공동주택, 일반건축물에만 집중했다면 지금 우리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것.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서 위기에 강한 사업분야를 개척하며 미래 먹거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사업분야를 넓혀 외연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이사는 "미래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건설산업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올해 전략사업부문을 개발사업실과 CM·감리실 둥 2개 실로 확충하고 인재를 영입했다"며 "기존 건축설계와 감리 업무에 더해, 개발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추구하며 분야별 전문가들이 혁신적인 솔루션과 상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사업실은 △공공매입임대주택사업 및 자율주택정비사업 △민간시행의 부동산·도시개발 사업 발굴 △투자·설계·감리 업역 확대 △사회기반시설 중장기 민자투자방식(BTO) 사업 참여 △경매·공매, 무수익여신(NPL)을 통한 금융기관과 협력 등을 당면한 과제로 두고 있다.
최근 안전문제가 대두되며 부각되고 있는 설계와 감리의 중요성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도 내놨다.
김 대표이사는 "성공적인 개발사업을 위해 수준 높은 건설사업관리(CM)이 필수요소다. 최근 잦은 아파트 붕괴사고 등으로 CM과 감리업무가 사회의 지탄을 받아 위축된 상황이지만, 이는 오히려 제대로 된 CM이 중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CM‧감리가 적극적으로 현장 상황에 대응하지 못하면 건축물이 무너지는 상황까지 초래할 수 있다는 준엄한 결론을 숙제로 받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AA아키그룹이 다른 설계사무소와 달리 차별화한 부분은 개발사업과 CM을 유기적으로 결합한다는 장기적 플랜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고령의 은퇴 무렵 건설기술자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낡은 이미지에서 벗어나 '젊은 CM', '능동적 CM'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wisdom@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