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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포럼] 생활 속으로 들어온 AI, 인공지능 청사진에 기업 설렌다 (종합)
입력: 2023.08.29 17:34 / 수정: 2023.08.29 17:57

29일 여의도서 '더팩트 2023 혁신포럼 AI시대로의 전환' 열려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AI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정우택 국회부의장이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AI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더팩트|이한림 우지수 기자] 말도 안 되는 질문에도 실행해 볼 만한 해결 방안을 글로 제시해 주고, 3D 프린팅으로 고기를 만들어 맛을 내고 판매까지 한다. 3000개가 넘는 자동차 시트 품질검사를 단 번에 해결하는가 하면, 몸이 불편한 환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하나부터 열까지 체계적으로 돌본다. 인공지능(AI) 기술은 이미 제조나 유통·통신 등 산업은 물론 금융·소비·의료·법률·취미 등 생활 전반에 스며들어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기업은 더욱 설레는 마음을 안고 AI 시대로 전환을 준비한다.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나 상품의 품질이 고객의 니즈에 맞춰 크게 개선되고, 시간과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여 수익성을 높인다. 코로나19 시대를 겪고 생존과 발전의 기로에 놓인 기업들이 AI를 미래 먹거리 중 하나로 올려놓고 생태계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더팩트 2023 혁신포럼, AI시대로의 전환'(혁신포럼)'이 열렸다. <더팩트>는 나날이 혁신을 거듭하는 AI 기술의 현 위치와 상용화를 준비하는 기업의 가치, 각 계에서 구상하고 있는 AI의 미래 등을 진단했다. 이날 자리에는 경제계 주요 기업 임원은 물론 오픈소스를 통해 포럼 참가를 지원한 일반인 참가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더팩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됐다.

김상규 더팩트 대표이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김상규 더팩트 대표이사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김상규 더팩트 대표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삶을 더 편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AI의 장점과 사회적 불평등 등 아직 해소되지 않은 우려 등을 동시에 전하면서 "AI와 사람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규 대표는 "AI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지만, 다가오는 AI 시대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적다. AI와 조금 더 친해질 기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이번 포럼의 시작이다. AI는 앞으로 우리의 삶을 더 편하고 안전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한편으로는 보안 문제, 사회적 불평등 심화 등 AI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AI 시대가 몰고 올 거대한 물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든다. 핵심은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다. 인간이 AI를 잘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AI 역시 인간을 잘 이해할 수 있어야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번 포럼을 통해 조금이나마 AI와 그 생태계를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축사를 맡은 정우택 국회 부의장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AI의 발전과 생태계 구축을 위해 정부와 국회 차원의 법적인 지원이 마련되고,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부의장은 "다른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AI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하고 기술 개발을 독려한다. 얼마 전 캠프 데이비드에서 3국 정상이 AI, 우주산업 등 첨단 기술 발전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더팩트 혁신포럼'에서 더 파격적이고 초당적 대응이 나오길 바란다. 국회에서도 AI 발전에 필요한 환경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

황종성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오늘 포럼에서는 AI를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AI를 잘 활용하는 나라에 대한 여러 고민이 오고 갈 것으로 생각한다. AI를 잘 만드는 것은 전문가들의 영역이지만, AI를 잘 활용하는 것은 국회를 비롯한 한국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AI 시대는 고통의 길이 될 수도, 희망의 길이 될 수도 있다. 준비가 철저해야만 희망을 찾을 수 있다. 이번 포럼에서 AI 활용에 대한 깊은 토의와 논의로 AI 시대 전환의 희망을 만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홍준 AI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부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AI기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혁신과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에 관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최홍준 AI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부사장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AI기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혁신과 업스테이지의 기술력에 관한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최홍준 부사장 "금융권까지 뻗은 AI, 5년 안에 경쟁력 결정될 것"

첫 번째 연사로 나선 최홍준 AI스타트업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금융업계의 숙원으로 꼽히는 AI 기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혁신과 세계 'AI 올림픽'으로 불리는 경진대회에서 수상을 이어가고 있는 업스테이지의 노력과 기술력 등을 소개했다.

최 부사장은 AI 기술이 금융권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AI 기술은 고객, 계약, 복지 데이터가 복잡하게 쌓인 금융기관의 업무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기존 금융계가 제공하던 챗봇은 고객이 질문에 하나하나 대응해야 했고 계약서도 세세히 작성해야 했다. 앞으로 상담 업무는 물론 보험금 지급, 계약서 작성 등 단순 업무에서도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이 같은 기술은 각 기업이 가진 인프라와 결합해 고객 경험을 뒤바꿀 것"이라며 "삼성생명, 한화생명, KB국민은행, 포스코홀딩스 등 국내 금융기관들과 업무 효율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강조하는 보안과 안정성에도 집중해서 신뢰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많은 기업이 뛰어들었고 이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이어 "5년 내에 AI 환경에 적응하느냐 못하느냐로 기업 경쟁력이 결정된다"고 강조하면서 "스마트폰이 나온 후 전화번호를 기억할 필요가 사라진 것처럼 고객은 AI가 가져온 편한 시스템에 적응한다"며 "지금까지는 기업이 쌓아온 방대한 데이터가 정제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업이 활용하기 어려웠다. 최근에 이 데이터를 정제하는 방안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지만, 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은 다섯 곳도 되지 않는다. 정제된 데이터를 잘 쓰는 기업을 선택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 센터장이 AI 중소벤쳐 제조플랫폼(KAMP)중심으로 제조기업 AI 적용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 센터장이 'AI 중소벤쳐 제조플랫폼(KAMP)중심으로 제조기업 AI 적용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 김일중 센터장 "제조 AI, 공정 불량 줄이고 친환경 대체재도 활용"

김일중 제조AI빅테이터센터장은 제조데이터 AI 기술을 적용한 제조기업의 모범사례를 중심으로 AI 기술이 제조 현장에 가져온 산업계 변화를 설명했다. AI 기술은 제조 공정의 불량률을 줄이거나 노화로 생산 능력이 감소한 장인 등을 보조하며 친환경 대체 재료 발견에도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김일중 센터장은 "제조AI빅데이터센터는 미국, 호주 등과 협력해 3년간 300개 중소 제조기업, 230개 공장의 근로자들에게 AI 기술을 교육하고 있다. 중소 제조기업은 국내 제조기업의 97%에 달한다. 이 기업에 AI 기술을 도입하도록 돕는다면 범국가적 생산성 향상 효과를 이끌 수 있다는 결론이 섰다"며 "현장에서 제조 AI가 활약한 대표적 사례는 한 금속 부품 제조회사 캠프의 공정 과정이다. 부품 제조를 AI 기술로 보조했더니 32%에 달했던 불량률이 5%로 뚝 떨어졌다. 이 사례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도 제조 AI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장인의 기술 보조에도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생산성을 지켜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제조데이터 AI 기술이 실생활에 적용된 사례를 설명하면서 제조 AI 기술 분야가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럼 참가자들은 김 센터장이 PT 자료를 통해 서프보드 제작에 들어가는 친환경 플라스틱, 옥수수로 만든 생분해 빨대, 3D프린팅으로 고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하이테크 식당 등 예시로 설명을 이어갈 때마다 눈을 크게 뜨고 놀라워했다.

김 센터장은 "제조 AI 기술은 생산 효율, 비용 절감뿐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기여했다. 플라스틱 빨대를 생산하던 D 제조기업은 친환경 빨대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D 기업은 제조 AI 기술을 활용해 옥수수 플라스틱 빨대의 제조 성분을 찾아냈다. 또 육류의 혈관, 근육구조를 인쇄하는 3D 프린터로 스테이크 고기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 역시 제조 AI로 발견해 대체육 연구에도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초거대 AI시대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네이버의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초거대 AI시대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네이버의 방향'을 소개하고 있다.

◆ 하정우 센터장 "한국도 초거대 AI 시장 생태계 네이버가 선도할 것"

마지막 연사로 등장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은 이날 포럼에서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무대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네이버가 기존에 개발하던 초거대 생성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 직후였기 때문이다.

"(더팩트 혁신포럼이) 관심이 가는 주제이기도 했지만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새롭게 할 말이 많아졌다"고 운을 뗀 하 센터장은 "초거대 생성 AI는 최근 급속도로 발전했다. 챗GPT가 지난해 11월에 발표됐고 그림을 그려주는 프로그램도 널리 보급됐다. 최근에는 음성, 음악 등 어려운 분야에서도 놀라운 성능을 보여줬다. 이 기술은 모든 산업 전반,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끼치는 범용기술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 센터장은 이어 한국, 특히 네이버가 보유한 초거대 AI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 센터장은 "다행히 우리나라는 초거대 AI 개발에 경쟁력을 갖고 있다. 전 세계에서 한국, 미국, 중국만 초거대 AI 자체 생태계가 만들어져 있다. 네이버가 지난 23일 공개한 '하이퍼클로바 X'는 국내 사용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 1인가구 어르신에게 AI말벗 서비스를 제공하는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로 AI 기술이 사회 문제 해결에도 공헌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엿봤다. 네이버는 국내를 넘어 해외 국가에서도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하 센터장은 "챗GPT가 공개되면서 AI 기술이 대전환을 맞았다. 기존 AI 규제를 다시 손봐야 할 때다. 기술에 대한 규제가 아닌 활용에 대한 규범을 확립해야 하고 정부와 기업의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복지를 강화하는 AI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게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팩트> 혁신포럼은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이번 포럼에서는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과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 센터장,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연사로 나선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혁신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윤석열 정부 초기 여러 혁신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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