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24일 오후 4시 초거대 AI 기반 대화형 챗봇 서비스 '클로바X' 베타 버전 서비스를 시작했다. /네이버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의 자체 초거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인공지능 대화 서비스 '클로바X'가 24일 오후 4시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AI 챗봇 서비스의 원조로 꼽히는 오픈AI의 '챗GPT'와 비슷한 사용자 디자인(UI)와 사용자경험(UX)을 갖춘 클로바X는 한국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네이버의 새로운 '킬러 서비스'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이날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단(DAN)23'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클로바X를 공개했다.

클로바X는 네이버의 자체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서비스다. 초거대 AI는 일종의 인프라로 그 자체로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지만, 다양한 AI 서비스의 근간이 될 수 있다.

이날 오후 4시 클로바X 홈페이지에 방문했다. 간단한 예시 질문이 적힌 카드 아래 '자유롭게 대화해 보세요'라는 검색창이 있었다.

클로바X를 사용해 본 결과 업무 제안서나 공문처럼 형식이 정해진 문서 작성 속도와 정확도가 높은 편이었다. 특히 질문 과정에 구체적인 조건을 제시할 경우,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 반면 창작이나 현상에 대한 대응 등의 창의력이 필요한 질문은 다소 시간이 소요되고, 답변을 피하는 현상도 있었다.

클로바X에 "기후 위기를 맞아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구체적으로 소개해 줘"라는 질문을 입력했다. 첫 문장은 거침없이 작성한 '클로바X'는 답변을 시작한 지 30초 만에 △에너지 절약 △친환경 교통수단 이용 △분리수거 △일회용품 사용 자제 △식습관 개선 △환경 교육 등 6개 항목을 제시했다. 문장 생성 속도는 빨랐지만, 항목을 도출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

클로바X의 창작 능력도 궁금해졌다. 검색창에 "AI 시대를 향한 기대감을 담아 시를 한편 써줘"라는 부탁을 입력했다. 40초 가까이 침묵을 지킨 클로바X는 이내 "요청에 따라 시를 작성할 수는 있지만, 시 창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아 높은 수준의 시를 제공하기는 어렵다"며 "원하는 분위기나 주제 등을 말하면 그것에 맞게 시를 작성할 수 있다"고 답변을 유보했다.

네이버의 AI 챗봇 서비스 '클로바X'가 창립 기념일 행사를 위한 공문을 빠르게 작성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틀이 정해진 제안서 작성은 마치 물 만난 고기 같았다. 클로바X에 회사 창립기념일 기념행사를 위한 공문을 작성해달라는 부탁을 입력하고, 제출을 위한 엔터키를 치기가 무섭게 문장이 출력되기 시작했다. 단 8초 만에 완성된 A4 용지 반 장 분량의 공문은 그대로 뽑아 사내 게시판에 붙여도 무방할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이날 컨퍼런스에서 "클로바X가 개인의 일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고,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도구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클로바X는 뛰어난 한국어와 영어 능력과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 보고서나 자기소개서처럼 비즈니스 글쓰기에 도움을 받는 것부터 면접 연습, 고민 상담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클로바X가 유사한 서비스인 '챗GPT'보다 한국어 데이터를 많이 학습한 점을 경쟁 우위로 꼽았다. 한국어 기반의 데이터를 쌓았기 때문에 지역 기반의 정보를 제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령, 제주도 여행을 계획할 때 클로바X를 사용하면 인근 맛집이나 렌터카 업체 추천 등의 세밀한 추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성 기술총괄은 "클로바X는 이용자가 생각하는 대로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새롭고 유용한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와 피드백을 바란다"고 말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