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中 경기 불안·연준 금리 방향성 중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안정된 데다 중국발 악재에 우리나라 경기 회복 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연속으로 인상했다. 이후 2월부터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한 데 이어 또 동결을 결정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회색과 하늘색이 섞인 무늬의 넥타이를 매고 등장했다. 이 총재가 붉은 계열 넥타이를 매면 통상 기준금리 인상을, 푸른 계열 넥타이를 매면 금리동결이나 인하를 예상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현재 3.50%로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53개 기관, 100명)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는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다시 늘어나는 가계부채와 2%포인트까지 벌어진 미국과의 금리 격차, 원·달러 환율 상승세 등은 금리 인상 요인이었지만, 최근 중국발 경기 타격이 우려되고 미국의 추가 긴축 여부가 아직 불투명한 만큼 동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 부동산 위기로 수출 회복 지연, 환율 상승 등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온 점도 동결 결정에 무게를 더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6월(2.7%)에 이어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더팩트 DB |
다만 금통위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 경제 상황과 연준의 금리 방향성이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2일 국가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간 금리 격차보다 9월의 연준이 정할 앞으로의 금리 방향성과 그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반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도 내놓았다.
올해 경제성장률의 경우 기준금리와 마찬가지로 현재 수준(1.4%)을 유지했다. 지난해 5월 올해 성장률을 2.5%에서 2.4%로 낮춘 뒤 8월 2.1%, 11월 1.7%, 올해 2월 1.6%, 5월 1.4%까지 5차례 하향 조정한 뒤 이번에는 기존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다만 2024년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보다 0.1%포인트 낮은 2.2%로 수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종전 3.5%를 유지했다. 2024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2.4%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