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신 테마주 21일 상한가 마감
초전도체 테마주는 줄줄이 하한가
묻지마식 투자에 과열 양상
테마주 열풍이 맥신으로 옮겨붙은 가운데 맥신 테마주로 엮인 종목이 21일 대부분 상한가로 마감했다. /더팩트 DB |
[더팩트│황원영 기자] 테마주 열풍이 2차전지에서 초전도체를 거쳐 맥신으로 옮겨갔다. 꿈의 물질 초전도체 관련주는 하한가를 쳤고 꿈의 신소재 맥신(MXene) 테마주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투자자의 관심을 증명하고 있다. 반면, 금융당국은 묻지마식 테마주 투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맥신 테마주로 엮인 종목은 21일 대부분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날 휴비스는 29.94% 뛴 8420원에 거래를 마치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달렸다. 휴비스는 폴리에스터 섬유 등의 소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맥신 관련 고분자나 노복합체 및 제조 방법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했다.
태경산업과 코닉오토메이션도 모두 상한가를 썼다. 태경산업은 실리콘망간 등 철강·소재 공정에 사용되는 부원료를 생산한다. 코닉오토메이션은 맥신 나노기술로 세탁할 수 있는 투명 플렉시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를 개발한 최경철 카이스트(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어 관련주로 분류됐다.
석탄산업과 도시가스 사업을 영위하는 경동인베스트 역시 전 거래일 대비 29.97% 오르며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무선충전용 차폐시트 등을 생산하는 아모센스는 전 거래일 대비 29.91% 올라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경동인베스트는 자회사 경동이 맥신과 관련한 티타늄 시추 조장권을 보유하고 있다.
테마주 열풍이 초전도체에서 맥신으로 옮겨간 건 지난 17일 카이스트가 맥신의 대량생산 방법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면서부터다.
맥신은 2011년에 처음 발견된 2차원 평면구조로 구성된 전기전도성과 친수성을 지닌 세라믹 물질이다. 여러 금속화합물과 조합할 수 있고, 원소의 배열에 따라 기계적 화학적 특성이 달라져 반도체, 전자기기, 센서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한 꿈의 신소재로 불려 왔다.
지금까지는 맥신을 만들 때 일정한 품질을 유지할 방법이 없어 대량생산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승철 카이스트 박사 연구팀이 분자 분포 예측 방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하면서 전망이 바뀌었다. 물성 예측 및 분류 시스템을 통해 맥신을 대량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투자 수요가 몰렸다.
휴비스는 카이스트 연구 결과가 나온 17일 12.7% 상승 마감했으며 18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코닉오토메이션도 17일 20% 급등한 뒤 18일에는 상한가를 썼다.
반면, 최근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던 초전도체 테마주에는 모두 파란불이 들어왔다. 덕성(-29.99%), 파워로직스(-30.00%)는 모두 하한가로 뚝 떨어졌다. 양사 모두 투자경고종목 지정 후 2거래일간 주가가 40% 이상 급등하면서 지난 17일 거래정지된 종목이다. 18일 거래재개 후 이틀 연속 급락했. 초전도체 테마주인 신성델타테크(-29.88%) 역시 하한가를 썼다. 이 외 서원(-6.87%), 원익피앤이(-2.49%), 국일신동(-6.23%), 서남(-9.07%) 등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초전도체 테마주는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지난달 22일 상온 초전도체 LK-99 관련 논문을 올리면서 뜨겁게 달아올랐다. 한국 연구진이 꿈의 물질로 불리는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관련주가 수직상승했으나 일각에서 부정적인 결론이 나오면서 무더기 급락했다.
진위를 둘러싼 공방이 오가자 초전도제체 관련주는 지난 한 달간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가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하며 투자자의 속을 태웠다. 일부 기업이 공시 등을 통해 초전도체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음에도 심한 변동성에 몸살을 앓았다.
지난 17일 네이처는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닌 수백만 옴의 저항을 가진 절연체라는 분석을 내놨다. 한국초전도저온학회 역시 공정에 따라 샘플을 제조했으나 현재까지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측정 결과가 없다고 밝히면서 투심에 찬물을 끼얹었다. 아울러 카이스트가 같은 날 맥신의 대량생산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면서 투심이 불확실한 초전도체에서 맥신으로 옮겨간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묻지마식 투자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급등락이 반복되는 만큼 투자금 손실 위험도 높기 때문이다. 당국도 테마주 열풍에 제동을 걸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올해 하반기 과도한 테마주 쏠림 현상을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테마주에 대한 정확한 사실이 제공될 수 있도록 공시제도를 개선하고, 모니터링과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