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팩트

  • HOME >NEWS >경제 >산업/재계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글자크게
    • 글자작게
    • 인쇄하기
    기사제보
삼성 준감위, 전경련 복귀 '조건부' 승인…"정경유착 발생 시 탈퇴해야"
입력: 2023.08.18 16:59 / 수정: 2023.08.18 16:59

준감위, 전경련 재가입 '자체 결정' 권고
'재계 맏형' 복귀 여부 '촉각'…4대그룹 전경련 복귀 여부도 '관심'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18일 오전 삼성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 여부를 결정짓는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 들어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최문정 기자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장이 18일 오전 삼성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 복귀 여부를 결정짓는 임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사옥에 들어서며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최문정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그룹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 물꼬를 텄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탈퇴한 후 7년 만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는 삼성 경영진과 이사회에 전경련 재가입을 권고하되, 재가입 이후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포착될 경우 즉시 탈퇴할 것을 요구했다.

삼성 준감위는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임시회의를 통해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5개 계열사의 전경련 재가입 결정권을 각 사의 이사회에 돌렸다.

이찬희 준감위 위원장은 회의 이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전경련) 가입과 미가입을 확정적으로 권고하지 않기로 했다"며 "전경련의 정경유착 행위가 지속된다면 즉시 탈퇴할 것을 비롯해 운영과 회계 등과 관련한 투명성 확보 방안에 대한 철저한 검토를 거친 후에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를 권고했다"고 밝혔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 2016년 잇따라 전경련을 탈퇴했다. 사진은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 (앞줄 왼쪽부터) 손경식 CJ 그룹 회장,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더팩트DB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 2016년 잇따라 전경련을 탈퇴했다. 사진은 2016년 12월 국회 청문회에 참석한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 (앞줄 왼쪽부터) 손경식 CJ 그룹 회장, 故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더팩트DB

삼성 준감위는 앞서 지난 16일에도 삼성그룹의 전경련 재가입을 두고 임시회의를 했다. 당시 준감위 위원들 간의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해 결론을 내지 못했고, 이날 2차 회의를 통해 만장일치로 위와 같은 권고사항을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오늘 권고한 내용은 모든 위원들이 합의점을 찾아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며 "그 과정에서 다소 격론이 벌어지고, 의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준감위 위원들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정경유착의 고리로 기능했던 전경련의 쇄신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준감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전경련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완전히 단절하고 환골탈태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위원장은 "현재 전경련이 낸 혁신안은 단순한 선언이고, 그것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 실천할 의지 여부는 걱정스러운 입장이라는 위원들의 의견이 모였다"며 "준감위는 근본적인 걱정을 표명했다"며 "전경련의 인적 구성과 운영과 관련해 어떠한 명목이든지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준감위는 투명경영과 ESG 경영 등을 감리 감독해야 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삼성그룹에 어떠한 장치도 없이 전경련 재가입을 승인하기보다는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이어 "삼성그룹이 전경련을 탈퇴한 뒤 공백기간도 있었고, 그동안 삼성은 준감위를 출범하며 준법 경영의 의지를 표명해 왔다"며 "이날 준감위의 입장은 전경련에 재가입하더라도 정경유착에 대해 아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같은 문제로 회귀할 수 없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이 전경련에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 내릴 경우 SK와 현대차, LG도 같은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성락 기자
삼성이 전경련에 복귀하는 것으로 결론 내릴 경우 SK와 현대차, LG도 같은 결론을 낼 가능성이 크다. /이성락 기자

재계에서는 이날 준감위의 결정을 계기로 삼성그룹의 전경련 복귀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졌던 지난 2016년 잇따라 전경련을 탈퇴했다. 4대 그룹은 전경련은 탈퇴했다.

당시 국회 국정농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은 "더 이상 개인적으로 전경련 활동을 하지 않겠다. 기부금도 내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4대 그룹은 전경련은 탈퇴했지만, 산하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 회원사 자격은 유지해 왔다.

전경련은 오는 22일 총회를 열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추대하고, 명칭을 '한국경제인연합회(한경협)'로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산하 기관인 한경연을 흡수·통합하는 안건도 처리한다.

다만, 앞서 준감위에 소속된 5개 계열사는 한경연 해산에 동의한 뒤, 한경연 회원의 한경협 회원 자동 승계 여부는 준감위의 권고와 이사회의 논의를 거쳐 결론 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 한경연에 가입된 5곳의 삼성 계열사는 전경련 총회 전날인 21일 임시회의를 열어 재가입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최소한 준감위의 통제와 감시하에서는 삼성이 과거처럼 정경유착에 개입하는 일은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계에서는 삼성이 전경련 복귀와 관련한 결론을 내면 SK그룹과 현대차그룹, LG그룹 등 4대 그룹의 재가입 논의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4대 그룹이 이미 가입해 있던) 한경연 회원 자격을 전경련에서 새롭게 출범할 한경협으로 이관하는 데 명목상의 반대를 발표하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도 "회비를 내는 등의 실질적 재가입은 한경협의 정경유착 가능성을 완전히 탈피한 다음에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unn09@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
  • BIZ & GIRL

    • 이전
    • 다음
 
  • TOP NEWS

 
 
  • HO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