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물질 '초전도체'에 묻지마 투자…진위여부에 관심↑
초전도체 관련주로 분류된 상장사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대정화금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LK-99'를 만든 퀀텀에너지연구소와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띄웠다. /대정화금 홈페이지 갈무리 |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박지성·우지수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황원영 기자] 기상 관측 사상 첫 한반도 종단 태풍이 불어닥친 한 주였습니다. 민관이 선제 대응에 나섰지만 태풍 '카눈'이 할퀴고 간 상처가 곳곳에 남아 있는데요, 이번 주 주식시장에서도 태풍이 몰아닥쳤습니다. 초전도체 테마주가 'LK-99' 진위 논란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면서입니다. LK-99가 꿈의 물질이냐 아니냐를 두고 주가가 단 하루 만에 상한가와 하한가를 오갔는데 초전도체, 과연 한여름 밤의 꿈으로 끝날까요. 투자자들의 관심이 8월의 태양만큼 뜨겁습니다.
소비자들의 관심은 초전도체에만 쏠린 게 아닙니다. 바로 스마트폰 양대 산맥인 갤럭시와 아이폰에도 높은 관심이 쏟아졌는데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플립5·폴드5'가 출시된 데 이어 애플의 하반기 신작 '아이폰15' 출시 관련 소식도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폴더블폰 최초로 사전판매 100만대를 넘어선 신기록을 내며 뜨거운 여름을 달궜습니다.
스마트폰에 갤럭시와 아이폰이 있다면,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싼타페가 있죠. 지난주 현대차가 '디 올 뉴 싼타페'를 공개한 데 이어 기아는 '더 뉴 쏘렌토'를 공개하며 1위 자리 수성에 나섰습니다. 집안싸움이지만 자존심 건 치열한 대결이 흥미진진합니다.
◆ 이번엔 '초전도체' 테마주다…LK-99 검증 논란에 천당·지옥 오간 주가
-지난주부터 국내 주식시장을 달군 테마주가 있죠. 바로 초전도체 테마주인데요, 7월 주식시장을 2차전지주가 지배했다면 8월은 초전도체 관련주들이 시장에서 연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 한 섹터 쏠림 현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 듯한 모습인데, 초전도체는 왜 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는 걸까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번 주 덕성, 서남, 신성델타테크, 대정화학 등 초전도체주로 분류된 종목들이 급등세와 급락세를 반복하며 주주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연일 널뛴 주가 탓에 "우리 회사는 초전도체와 관련 없다"며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문을 띄우는 곳도 등장했습니다.
-초전도체가 무엇이기에 이렇게 관심을 받는 걸까요?
-초전도체는 상온에서도 전류를 어떠한 저항 없이 흐르게 할 수 있는 물질로 과학계에서는 '꿈의 물질'로 불립니다. SF영화에서나 볼법한 물질인 LK-99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전 세계 과학계는 물론 각계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올랐죠.
-꿈의 물질이라니, 듣기만 해도 설레는 데요. 주가는 왜 널뛰기를 하는 것인가요.
-LK-99 진위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2일 상온 초전도체 LK-99에 대한 내용이 실린 논문을 발표한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이석배 대표는 LK-99이 초전도체라고 계속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해외 전문가들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서남은 지난 4일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에서 "당사의 초전도 기술은 REBCO 물질을 기반으로 한 2세대 고온초전도선재로, 절대온도 93K(-180℃) 이하에서 초전도 특성이 발현되는 물질"이라며 "현재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연구기관과는 어떠한 연구협력이나 사업 교류가 없다"고 밝혔다. /서남 홈페이지 갈무리 |
-처음 논문이 발표됐을 때는 주가가 수직상승했다면서요.
-그렇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초전도체 관련 기업들이 선점 효과를 보기 위한 투자자들의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는데요. 코스피 상장사 덕성은 LK-99 논문이 발표된 7월 22일 이전까지 3000원 대에 머문 주가가 1만1900원(7일 종가)까지 올랐습니다. 그러나 진위 논란이 일면서 11일 종가가 7840원까지 내려갓습니다. 코스닥 상장사 서남은 1만2610원(7일 종가)을 찍고 11일 6200원까지 하락했고, 코스닥 상장사 대정화금은 상장 후 처음으로 주가 2만 원대 주가를 기록했다가 1만8800원까지 내렸죠.
-초전도체 테마주로 엮인 기업들도 널뛰는 주가로 마냥 웃을 수는 없을 같은데요, 일부 기업들은 초전도체와 선긋기에 나섰다고요.
-서남과 대정화금은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퀀텀에너지연구소와 자사가 어떠한 연구협력을 했거나 거래, 사업 교류 등이 없었다고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했습니다. 초전도체에 대한 진위 여부 논란에 따라 주가가 급격히 오르내림을 반복하자 과한 주목도에 부담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더군다나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은 초전도체주 안에서도 지속되고 있는데요. 당초 초전도체주로 분류되지 않은 코스닥 상장사 신성델타테크는 서남, 대정화금 등이 초전도체와 관련 없다고 공지하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 초전도체 테마주로 묶인 업체가 발을 빼자 투자자들의 자금이 다른 테마주로 몰리면서 사흘 만에 주가가 72.41% 급등했죠.
-이쯤되니 초전도체주의 주가 향방은 각 종목의 사업성이나 현재 주가 가치보단 LK-99이 초전도체가 맞는지 아닌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이네요. LK-99 검증 결과는 언제쯤 나올까요?
-LK-99을 검증하고 있는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꾸려 이르면 2주 후에 2차 검증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8월 내내 초전도체주에 대한 관심 역시 날씨만큼이나 뜨거울 전망입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