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윈도우 전작 대비 약 2배 확대
문자·카톡·유튜브까지 '접고' 본다
배터리효율·발열은 전작과 비슷
삼성전자가 지난 7월26일 '갤럭시 언팩 2023' 행사를 열고, 5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 등을 공개했다. 사진은 클램쉘(조개껍데기) 형태의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5'의 모습. /최문정 기자 |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의 폴더블(접었다 펼치는)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 시리즈가 새 얼굴로 돌아왔다. 지난 2020년 출시 이후 세 번째 '페이스리프트'다. 그동안 앙증맞은 디자인을 중심으로 호평을 받아온 갤럭시Z플립은 이번 변화를 통해 디자인과 실용성을 두루 갖춘 모바일 기기로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7월26일 '갤럭시 언팩 2023' 행사 이후 처음 만난 '갤럭시Z플립5'는 한눈에 보기에도 전작과는 달랐다. 기존의 '커버스크린(1.9인치)' 대신 '플렉스 윈도우(3.4형, 86.1mm)'를 탑재하며 디자인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제품을 펼쳤을 때, 윗면과 아랫면이 대부분 같은 색상으로 구성됐던 전작과 달리, 갤럭시Z플립5는 윗면은 까만색(액정), 아랫면은 선택한 색상으로 구성됐다. 기존에는 세로로 나란히 배치됐던 2개의 카메라 렌즈도 가로로 나란히 배치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무광 재질을 채택했던 후면 패널은 유리같은 재질의 유광소재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광택이 도는 액정과 유광소재 패널의 통일감이 느껴졌다.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Z플립4'(왼쪽)와 지난 26일 공개된 '갤럭시Z플립5'의 비교 사진. 구형 기기는 화면과 화면이 완벽히 밀착되지 않고 약간 들뜨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최문정 기자 |
갤럭시Z플립5는 기존의 U자형 힌지(경첩) 대신 물방울 모양의 '플렉스 힌지'를 적용했다. 전작이 측면에서 봤을 때 힌지에 가까워질수록 틈이 생겼던 것과 달리, 갤럭시Z플립5는 빈틈없이 잘 밀착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달라진 디자인은 사용 경험도 크게 바꿨다. 갤럭시Z플립4를 사용할 때는 알림 확인과 답장 등을 위해 끊임없이 휴대전화를 접었다 펼치기를 반복해야 했던 것과 달리, 갤럭시Z플립5는 대부분의 기능을 휴대전화를 접은 상태에서도 사용할 수 있었다.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기능은 문자 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의 메시지 서비스다. 기존 갤럭시Z플립4는 알림 내용을 간단히 띄워주거나, 미리 입력한 답장을 전송하는 것만이 가능했다. 회의나 업무 중 임시 대응을 하는 것은 가능했지만, 더욱 자세한 내용을 적기 위해선 제품을 펼쳐야만 했다. 그러나 갤럭시Z플립5는 이러한 문자 알림을 확인하는 것을 넘어 제품을 닫은 상태에서도 키보드를 사용해 원하는 내용을 전송할 수 있었다. 알림을 띄우는 화면의 크기가 커진 만큼, 스크롤을 여러 번 내리는 동작 없이도 긴 내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점도 편리했다.
플렉스 윈도우는 단순히 보조 화면 역할을 넘어, 제2의 메인 화면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플렉스 윈도우에서는 타이머, 연락처, 스마트씽스, 통화, 녹음 등 13개의 기본 위젯을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실험실' 기능을 사용하면 넷플릭스, 유튜브, 카카오톡, 메시지 등의 앱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전용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 '굿락 등을 사용할 경우, 스마트폰에 설치된 대부분의 기능을 스마트폰이 접힌 상태에서도 쓸 수 있다.
카메라 사용 경험도 개선됐다. 플렉스 윈도우가 채택되며 스마트폰을 접은 상태에서도 쾌적한 미리보기 기능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갤럭시Z플립4가 제한된 화각에서 작은 화면으로 촬영 이미지를 보여줬다면, 갤럭시Z플립5는 훨씬 많은 부분이 플렉스 윈도우에 노출돼 표정이나 손짓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갤럭시Z플립4(왼쪽)와 올해 공개된 갤럭시Z플립5에서 각각 카메라 앱을 실행해 봤다. 전작이 작은 커버 스크린으로 제한된 각도만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갤럭시Z플립5는 얼굴과 손, 배경 등 전체적인 모습이 잘 노출돼 촬영이 용이했다. /최문정 기자 |
대부분의 측면에서 전작 대비 월등히 나아진 사용경험을 제공했던 갤럭시Z플립5지만, 배터리 효율과 발열 등의 요소는 전작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갤럭시Z플립5는 제품을 완전히 충전한 뒤 통상 6시간 정도의 사용 시간을 유지했다.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S23울트라 모델이 10시간은 가뿐히 넘기는 것과 비교하면 배터리 효율이 썩 좋지 못하다.
또한 제품 아래쪽 절반에 배터리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의 핵심 부품을 배열해야 하는 갤럭시Z플립5의 특성상 방열 부품인 '베이퍼챔버'를 탑재할 수 없어 영상을 보느라 디스플레이를 장기간 켜놓거나, 게임처럼 고사양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때 제품이 상당히 뜨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 등 5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제품을 앞세워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갤럭시Z5 시리즈는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실시한 사전예약에서 102만 대 판매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폴더블폰 사전예약에서 100만 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올해 2월 국내에서 109만 대 사전 판매를 기록한 '갤럭시S23'에 근접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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