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재교섭 예정…소득 없으면 '파업'
"현재 본사는 노조 측 입장 충분히 검토 중"
바디프랜드 노사는 오는 9일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재교섭에 나선다. /이중삼 기자 |
[더팩트|이중삼 기자] "마지막 기회를 주기로 했다."
바디프랜드 노조는 직원의 신뢰를 무너뜨린 본사에 묵직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번 기회를 날린다면 전면전을 불사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금두호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장은 3일 <더팩트>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본사가 직원을 무시하고 있다"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일 바디프랜드 노사는 서울 강남구 소재 수서타워에서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벌였다. 결과는 '합의 불발'이었다. 노조가 요구한 △수당 지급기준 공개 △동종업계 평균 수준의 임금보장 △식대지급 △노조 활동 보장 등 4가지 요구안에 대해 이날 본사는 확정된 결과물을 가져오지 않았다. 다만 오는 9일 재교섭이 열리는 날 대책을 들고 오겠다고 전했다. 금 지회장은 "지난 1일 오후 2시에 교섭이 이뤄졌고 본사 측에서는 3명, 노조 측에서는 4명이 참석했다"며 "그러나 본사 측은 요구안에 대한 입장 없이 오는 9일 예정된 교섭에서 안을 갖고 오겠다는 말만 남겼다"고 밝혔다.
노사 갈등은 1년 간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6월부터 1년 간 본사와 노조는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벌여왔다. 그러나 노조는 본사가 요구사항을 대부분 거절하면서 대안도 없이 시간만 끌어왔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19일에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노사 합의가 불발되면서 지난달 7일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노조는 지난달 21일 투표인 명부를 확정하고 오는 8~9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나선다. 투표가 가결되면 노조는 오는 12일과 14일 양일간 파업에 들어간다.
노조는 본사가 지난 1년 간 교섭에 적극 나서지 않다가 '파업 카드'를 꺼내자 이제야 달래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금 지회장은 "본사도 노조의 어려움을 명백히 알고 있었을 텐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든 셈이다"며 "오는 9일 본사가 가져온 대책을 보고 파업에 나설지 멈출지 결정할 것 같다. 다만 쟁의행위 찬반투표는 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노조는 '경영성과포상금'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금 지회장은 "동종업계에서는 '수당 제도화'를 통해 매월 목표를 달성하면 직원 업무 독려 차원에서 지급을 해주고 있다"며 "그러나 본사는 수당이 아닌 경영성과포상금이라는 명칭으로 보장해주지 않고 있다. 지성규 대표이사 재량으로 줄 수도 있고 안 줄 수도 있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바디프랜드지회가 지난 6월 21일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 |
이어 "일례로 배송팀의 경우 안마의자를 설치할 때 엘리베이터가 없어 걸어서 제품을 전달했다면 추가로 수고했다고 주는 비용이 있는데 월급명세서를 보면 경영성과포상금 명칭으로 묶여 있어 덜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배송팀 직원에게 물어보니 월 30만 원이 줄었다고 들었다. 본사는 이를 확인시켜주지 않고 있다. 본사는 노조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직원 복지에 대해서도 본사가 등한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금 지회장은 "본사는 1년에 연구개발비로 200억 원을 쓰고 있다. 그런데 직원 월급이나 복지 부분에서는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며 "본사는 업무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포상금을 준다고 하는데 제대로 공개도 하지 않고 있어 신뢰가 없다. 특히 사람은 기계가 아니다. 복지를 일정 부분 챙겨줘야 하는데 성과만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 지회장은 "오는 9일 교섭에서도 장난치듯 대응한다면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첨언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2개년 바디프랜드 연구개발비용은 △237억 원(2021년) △249억 원(2022년)으로 늘어난 반면 직원들의 평균급여액은 △4680만 원(2021년) △3990만 원(2022년)으로 줄었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명확한 기준이 있는 것은 수당이며 경영성과포상금은 지 대표이사 재량에 따라 지급된다"며 "현재 본사는 노조 측의 입장을 충분히 검토 중이며 앞으로 교섭을 이어나갈 방침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