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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진흙길도 '거뜬'…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SUV 기본기 갖춘 '팔방미인'
입력: 2023.07.29 00:00 / 수정: 2023.07.29 00:00

세련미 갖춘 외관과 넓은 실내…단단하고 힘좋은 주행성능
진흙길 오프로드 넘는 AWD 성능 준수…비싸진 가격 부담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됐다. 사진은 지난 26일 경기도 여주 일대에서 열린 시승행사 장소에 도열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모습. /김태환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가 출시됐다. 사진은 지난 26일 경기도 여주 일대에서 열린 시승행사 장소에 도열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모습. /김태환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제너럴모터스(GM)의 글로벌 브랜드 쉐보레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려고 부분변경으로 새단장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를 선보였다. 앞서 출시한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인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함께 SUV 주행감성을 녹여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다이나믹 듀오'를 이루고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는 우수한 파워트레인과 단단한 차체강성으로 SUV 특유의 기본 감성을 충실히 구현했다. 스위처블 AWS(사륜구동)을 활용해 오프로드에서도 뛰어난 성능으로 험로를 주파했으며, 각종 안전·편의장비로 무장하고 넓은 실내공간을 구현했다.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매력을 자세히 알아보려고 지난 26일 서울 양재동에서 경기도 여주까지 약 70㎞의 거리를 시승하고, 오프로드 코스를 체험해봤다.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측면과 전면, 후면의 모습. /김태환 기자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측면과 전면, 후면의 모습. /김태환 기자

외관을 먼저 살펴봤을 때 전면부는 쉐보레 특유의 디자인 '듀얼포트 그릴'이 강인한 인상을 줬다. 앞서 출시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차체가 낮고 그릴도 얇아 날렵한 느낌을 준다면,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는 크롬 장식을 두텁게 넣어 단단하고 남성미를 느끼도록 구현했다.

특히 휠하우스가 예상보다 크다고 느껴졌다. 소형 SUV임에도 19인치 휠을 기본 적용하면서 어쩔수 없이 커진 것 같다는 인상이다. 서스펜션 역시 휠이 커진만큼 단단하게 세팅됐다. 휠이 커지면 타이어의 폭이 줄어들게 되는데, 안락한 승차감을 구현하기에 다소 불리해진다. 다만, 서스펜션 세팅을 조정해 이전 트레일블레이저 모델보다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정통 미국 SUV'를 표방하는만큼, 단점으로 지적하기보단 취향에 따라 선택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소형 SUV라고 표현했지만 신형 트레일블레이저는 RS와 ACTIV 트림 기준으로 전장(차량 앞뒤 길이) 4425㎜, 최대 전고(차량 위아래 높이) 1670㎜, 전폭(차량 폭) 1810㎜로 사실상 준중형급 차체를 갖췄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전고가 1560㎜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차체가 높으며, 그만큼 실내 공간이 더욱 넓게 뽑혔다. 뒷좌석에 키 175㎝ 성인 남성이 탑승해도 주먹 두 개가 들어갈 정도로 머리 공간에 여유가 남았다.

조수석에서 바라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실내 모습. /김태환 기자
조수석에서 바라본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 실내 모습. /김태환 기자

최근 대세에 맞게 내부에는 8인치 컬러 클러스터와 11인치 컬러 터치스크린이 장착돼 넓고 시원한 인상을 줬다. 살짝 운전자 쪽으로 화면이 기울어져 있어 조작이 쉽고 편리했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무선으로 지원해 편의성을 높였지만, 조작할 때 스크린 반응이 다소 느린 점은 단점으로 지적할만했다. 내비게이션 화면을 조작하거나 음악을 넘길 때 터치 버튼을 누르면 0.5초~1초 가까이 뒤늦게 반응했는데, 정차시에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운전 중일때는 위험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었다. 실제 시승 도중 잘못 누른줄 알고 반복해 누르다 오조작이 나타나 길을 잘못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

주행성능은 준수했다. 트레일블레이저에는 1.35리터 가솔린 E-Turbo 엔진이 탑재됐으며, 최고출력은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 사실상 2.0 자연흡기 엔진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차체에 비해 힘이 넘친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부드럽게 차가 움직였으며, 추월하려고 급가속을 할때도 차가 강하게 앞으로 치고 나갔다.

가속할 때 변속 타이밍이 어긋나는 점이 아쉬웠다. 아예 급가속을 하며 깊숙히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기어가 저단으로 내려가는 것은 잘하는데, 적당히 정속주행을 하다가 아주 살짝만 속력을 높이려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으면 기어 변속이 이뤄지지 않다가 갑자기 변속되며 차가 '울컥' 하며 튀어 나갔다.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이 도입되면서 소음 차단 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경쟁사 차종 대비 준수한 차음성을 보여줬으며, 정속주행을 할 때는 엔진음의 내부유입이나 외부 풍절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시속 120㎞를 넘어서야 비로소 풍절음이 운전석으로 유입됐다. 외부 소음은 잘 막았지만 하부 소음은 다소 많이 유입된다는 느낌이었다.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오프로드 주행장 부근에 전시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모습. /김태환 기자
경기도 여주시에 위치한 오프로드 주행장 부근에 전시된 '더 뉴 트레일블레이저'의 모습. /김태환 기자

여주 오프로드 시승장에서는 AWD(사륜구동)의 장점을 체험할 수 있었다. 경사도가 10도 이상인 흙길도 묵묵히 올라갔으며, 일반 세단이었다면 허우적거렸을 진흙길도 그립을 잃지 않고 잘 탈출했다. 무엇보다도 진흙으로 이루어진 내리막길을 내려가는데도 타이어가 미끌리지 않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인상깊었다. 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하지 않고 일반 타이어임에도 그립이 살아있다는 점에서 AWD의 진가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평소 도심 주행을 하다가도 주말에 '차박'이나 교외 여행을 자주 간다면 훌륭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높아진 가격은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LT 2699만 원 △프리미어(Premier) 2799만 원 △액티브(ACTIV) 3099만 원 △RS 3099만 원으로 이전 모델보다 트림별로 약 100~300만 원 가량 가격이 올랐다. 소형 SUV 시장은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가 많이 선택하는만큼, 저렴한 가격일수록 인기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불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애매한 편의사양도 국내 시장에선 단점으로 지적될 것 같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한국 시장 전용 옵션으로 오토홀드를 제공해 호평받았음에도 트레일블레이저에는 내수용 모델에도 오토홀드가 빠졌으며, 전 모델에서 지원했던 HUD(헤드업 디스플레이)도 제외됐다. 운전석은 전동시트가 들어갔지만 조수석은 뺀 것도 아쉬웠다. 글로벌 시장과 달리 편의사양을 중요시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엔 2%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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