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임원과 팀장 등에게 이메일을 보내 강하게 질타하며 책임 경영을 강화해달라고 당부했다. /효성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임원과 팀장 등 그룹 관리자급 인력을 향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만연해 있다"고 질책했다.

21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최근 임원과 팀장 등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책임 경영을 강화해달라는 당부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조현준 회장은 메일에서 "지난 몇 년간 약속 사항이나 지시 사항에 대해 제대로 실천이 안 됐다"며 "일을 잘못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데,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사내에 너무나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잘못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만연해 있다"며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지금부터 잘해보자는 말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 회장이 임원과 팀장을 향해 쓴소리를 쏟아낸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하락하는 등 경영 위기를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효성화학은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2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주력인 효성티앤씨와 효성첨단소재는 올해 1분기,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각각 63.5%, 33.8%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조현준 회장은 "사업이 나빠지고 있음에도 위기의식을 못 느껴 시장 환경 변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이 미흡하다"며 "문제 해결 의지가 부족해 수익 악화에 대한 개선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실현 가능성이 불명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PU(Performance Unit) 성장 발전, 수익성 개선을 위해 반드시 실행해야 할 주요 목표가 무엇이고 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며 "목표보다 성과가 미흡하다면 어떤 요인이 있어 달성이 안되는 것인지 잘못된 점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조현준 회장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집념과 의지를 가지고 회사에 책임 경영이 정착될 수 있도록 한층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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