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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종규 코리안리 사장 취임 10년…글로벌 확장에도 미끄러진 주가
입력: 2023.07.21 00:00 / 수정: 2023.07.24 08:48

코리안리 38년 몸담은 재보험전문가…글로벌 사업 집중
해외매출 비중 목표는 달성 못해
주가 10년 새 오히려 내리막길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이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영토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리안리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이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은 가운데 글로벌 영토 확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코리안리

[더팩트│황원영 기자] 원종규 코리안리재보험 사장이 올해 취임 10주년을 맞았다. 코리안리 창업주 고(故) 원혁희 회장의 셋째 아들로 취임 당시부터 업계 내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인물이다. 특유의 추진력과 꼼꼼한 성격으로 지난 10년간 국내 유일한 토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의 체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취임 직후 혁신과 변화를 예고한 그는 글로벌 영토 확장과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반면, 지지부진한 주가와 뒤로 밀린 재보험업 순위는 과제로 남아있다. 취임 이후 내놨던 해외매출 비중 목표도 달성하지 못해 아쉬운 성적표를 거뒀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종규 사장은 명지대학교 졸업 후 연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밟고 1986년 코리안리에 입사했다. 일반사원부터 시작해 해상부 항공과장, 뉴욕 주재사무소장, 상무, 전무 등 차근차근 단계를 밟았다. 지난 2013년 6월17일 수장에 올라 재보험업에만 38년을 몸담은 전문가다.

원 사장은 10년간 수익성과 글로벌 두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코리안리를 이끌어 왔다. 우선순위는 글로벌 사업 확장이다. 원 사장은 그간 코리안리 성장동력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내 왔다.

신시장 개척은 진행형이다. 원 사장 취임 이후 코리안리는 2015년 영국로이즈법인, 2017년 말레이시아 라부안지점을 각각 설립했다. 아울러 2017년 두바이주재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며 이듬해 1월 영업을 개시했다. 2019년 스위스법인 설립, 2020년 중국 상해지점 설립·콜롬비아 보고타주재사무소 개설, 2021년 미국중개법인 설립 등 매년 쉬지 않고 해외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12개의 해외 거점 중 절반인 7개가 원 사장 취임 이후에 세워졌다.

코리안리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회사 해외 점포는 싱가포르·라부안(말레이시아)·두바이(아랍에미리트)·상하이(중국) 등 지점 4곳, 런던(영국)·도쿄(일본)·베이징(중국)·보고타(콜롬비아) 등 주재사무소 4곳 등이다.

아울러 코리안리는 홍콩 중개법인, 영국 런던 로이즈법인, 스위스 취리히법인, 미국 뉴저지 중개법인 등 4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코리안리가 지분 100%를 가진 종속회사다. 1분기 말 이들 4개 법인의 자산 규모는 6196억 원, 부채 규모는 4519억 원이다. 같은 기간 순자산(자기자본)은 홍콩법인 36억 원, 영국법인 290억 원, 스위스법인 1305억 원, 미국법인 45억 원 등 총 1676억 원이다.

원 사장은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이 적은 스위스, 콜롬비아 등을 개척하며 주목받았다. 일찌감치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됐다고 판단해 글로벌 사업에 나섰고, 현지 상황에 맞춰 해외 진출 형태를 결정하는 등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은 아쉽다. 1분기 말 영국법인은 31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으나 나머지 3개 법인은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홍콩법인 -7100만 원, 스위스법인 -146억 원, 미국법인 -2억4500만 원 등이다. 이에 따른 4개 해외자회사 영업손실은 118억 원으로 전 분기(-55억 원) 대비 크게 늘었다.

◆ 해외매출 목표 달성에 실패…"2030년에는 이룰 것"

그가 취임 당시 목표로 내건 해외매출 규모도 달성하지 못했다. 원 사장은 지난 2013년 6월 19일 기자간담회에서 해외매출 비중을 2020년까지 50%로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코리안리는 올해 1분기 손해보험(1조6252억 원), 생명보험(1896억 원) 등을 포함한 전체 보험료 수입 1조8148억 원을 거뒀다. 이 중 해외수재는 6080억 원으로 수입보험료의 33.5%를 기록했다. 지난해는 비중이 더 적었다. 지난해 수입보험료(9조7241억 원) 대비 해외수재(2조4670억 원) 비중은 25.4%로 원 사장이 취임 당시 목표로 내세운 50%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다만, 코리안리는 원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4년 1월 해외매출 목표를 공식적으로 다시 발표했다. 2020년까지 해외매출 비중 30%(3조8000억 원), 2030년에는 해외매출 비중을 50%(16조6000억 원)까지 달성하는 게 골자다. 아울러 2050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80%(85조 원)로 끌어올려 세계순위 3위 안에 드는 국제 재보험사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코리안리가 밝힌 단계별 목표 역시 이루지는 못했다. 2020년 코리안리의 보험료 수입 8조3771억 원 중 해외수재는 2조1740억 원으로 약 26%를 차지한다. 목표로 내세운 30%에는 못 미쳤다. 다만, 원 사장의 취임 전년도인 2012년도(22.6%)와 비교하면 해외수재 비중은 늘었다. 코리안리는 2030년 목표 달성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2030년까지는 해외매출 50%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이를 위해 전 세계 12개 지역에 마련된 당사의 해외 거점 활용한 현지화 전략을 지속 전개하고, 글로벌 재보험 가격 상승 추세의 외부 기회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원 사장은 꾸준히 글로벌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3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CI(Corporate Identity·기업이미지)를 교체하기도 했다. KOREAN(코리안)을 두꺼운 고딕체로 강조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자신감을 표현했고, 주목도를 높인 검은색 로고로 회사를 세계 시장에 각인시킨다는 의지를 담았다.

코리안리는 지난 3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CI(Corporate Identity·기업이미지)를 교체했다. /코리안리
코리안리는 지난 3월 창립 60주년을 맞아 CI(Corporate Identity·기업이미지)를 교체했다. /코리안리

원 사장은 지난 10년간 수익성 강화에도 힘썼다. 원 사장은 취임 당시 코리안리가 매출 기준 세계 10위 재보험사로 평가받음에도, 10위권 다른 재보험사와 비교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외형에 맞게 회사의 내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매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수익성에 집중했다.

코리안리 당기순이익은 2020년 1504억 원, 2021년 1780억 원, 지난해 175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코리안리는 신한라이프, 삼성생명과 공동재보험 계약을 맺으며 수익성 강화에 나섰다. 이 덕에 같은 기간 수재보험료는 전년보다 16.1% 늘었다. 2011년(14.1%) 이후 최대 성장률이다.

올해 1분기에는 별도기준 영업이익 1626억 원, 당기순이익 1263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IRFS17 보험회계 기준 소급 산출) 영업이익은 1034억 원, 당기순이익은 820억 원 뛰었다. 새 국제회계제도 도입에 따른 효과와 더불어 지난해 4분기 적립한 책임준비금 대비 손해가 적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재보험사 글로벌 순위에서는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 사장은 취임 당시 세계 재보험사 순위 10위 수준을 5위까지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2021년 수재보험료 기준 코리안리의 글로벌 순위(A.M.Best 발표)는 13위로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 2012년 코리안리가 수재보험료 기준 51억1000만 달러로 세계 재보험사 순위 9위에 오른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미끄러졌다.

◆ 코리안리 주가 10년 새 오히려 내리막길…투자자는 속앓이

주가 부양책 역시 원종규 사장이 안고 있는 과제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보면 취임 연도 7월 18일 기준 코리안리 주가는 9369원(지난해 말 주당 0.2주 무상증자 반영·반영 전 1만1150원)이었으나 지난 18일 6750원으로 마감했다. 현재 주가가 10년 전 대비 30%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KRX보험업 지수가 1545.07에서 1482.33으로 4.06% 하락하는 등 보험업종이 저조했던 것을 고려해도 코리안리 주가 부진은 두드러진다.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에서 2013년에도 포함됐던 손해보험사를 보면, 코리안리 하락폭은 -27.9%(무상증자 반영)로 가장 컸다. 한화손보 -21.3%, 현대해상 -7.5%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DB손보(당시 동부화재)와 삼성화재는 오히려 각각 48%, 0.8% 올랐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장기 보유에도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주주환원 정책은 적극 펼치고 있다. 코리안리는 꾸준히 배당금 규모를 늘렸다. 코리안리 주당 배당금은 2016년 325원 수준이었으나 2017년(300원), 2018년(275원), 2019년(500원), 2020년(450원), 2021년(525원) 등 2020년을 제외하고 지속 증가했다. 2021년 기준 배당수익률은 5.5%다. 지난해 배당금은 430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줄었으나 배당수익률만 따지만 6%대에 이르는 등 고배당주 면모를 보였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주가와 관련해 "재보험사는 기본적으로 원수 보험사의 매출과 상이한 구조로 되어 있다. 원수사는 대체로 장기보험 약 65%, 자동차보험 21% 등 개인성보험 위주로 매출이 구성돼 있으나, 코리안리의 두 종목 구성은 합계 35% 내외에 그치고 특히 해외매출 비중이 30%를 웃돌아 원수사와의 직접적인 비교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전년 실시한 무상증자 등 주주 친화 정책을 지속하는 한편, 보험영업이익의 증대를 통해 당사의 내재가치를 높여 당사 주식의 매력도를 높이고 적정 주가를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리안리는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축해 수익성 개선을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외수재 부문 중 재물과 기술 부문 수익성을 회복에 집중하고, 자연재해와 상관관계가 낮은 자동차와 특종 부문도 늘려가고 있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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