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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주차장 침수, 엘리베이터 고장…폭우 대책 없는 푸르지오 '물난리'
입력: 2023.07.15 00:00 / 수정: 2023.07.15 00:00

인천 '검암역로열파크시티푸르지오'
곳곳 모래주머니, 엘리베이터 '중지'


14일 오전 인천 서구 검암역로열파크시티푸르지오 단지 내부의 야외 엘리베이터 앞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한 모래 주머니가 쌓여 있다. 이 단지의 지하 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 엘리베이터 등의 시설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최지혜 기자
14일 오전 인천 서구 '검암역로열파크시티푸르지오' 단지 내부의 야외 엘리베이터 앞에 빗물 유입을 막기 위한 모래 주머니가 쌓여 있다. 이 단지의 지하 주차장과 커뮤니티 시설, 엘리베이터 등의 시설은 침수 피해를 입었다. /최지혜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엘리베이터)고장입니다. 비상호출 버튼을 누르고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전국 곳곳에 호우특보가 이어지고 있는 14일 오전 인천 서구 한들지구 '검암역로열파크시티푸르지오' 107동 엘리베이터가 멈춰섰다. 동별 출입구에는 2대의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한 엘리베이터에는 '점검중' 표시가 점등돼 있었다.

지하 2층에서 남은 한 대의 엘리베이터를 탄 <더팩트> 취재진 포함 4명의 승객은 내부에 갇혔다. 잠시 후 문이 열렸지만 탑승했던 입주청소 업체 직원들은 무거운 청소도구를 들고 7층과 13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올라가야 했다. 단지는 지하 2층부터 최고 40층 높이다.

휠체어를 탄 입주민들이 단지를 이동할 수 있도록 야외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들도 멈춰섰다. 이들 엘리베이터에는 '운행중지' 표시와 함께 '폭우로 인한 침수피해가 발생돼 완전건조시까지 안전을 위해 운행을 중지한다'라는 안내가 붙었다.

14일 오전 인천 서구 검암역로열파크시티푸르지오 엘리베이터에 운행중지 안내가 붙어 있다. 이 단지는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최지혜 기자
14일 오전 인천 서구 '검암역로열파크시티푸르지오' 엘리베이터에 '운행중지' 안내가 붙어 있다. 이 단지는 폭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최지혜 기자

엘리베이터가 멈춰선 것은 전날 전기를 차단한 영향과, 아직 시스템이 안정화되지 않아 오작동이 발생한 것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관리사무소는 전날 야외의 엘리베이터 밑으로 빗물이 새어들어가자 전원을 차단했다. 엘리베이터는 전기로 움직이는데, 물기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관계자는 "신축 아파트는 내부 시설이 아직 많이 사용되지 않아 안정화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걸린다"며 "전날 전기를 차단한 영향도 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단지 곳곳에서는 전날의 침수 피해 잔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리실 직원들은 수시로 일기예보를 확인하면서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분주했다.

단지 내에서 근무하는 A(40대·남)씨는 "전날 폭우로 지하 주차장 곳곳이 잠겨 관리사무소에서 모래주머니를 설치했다"며 "오늘 오전에 비가 잦아들어 세대 입구쪽은 (모래주머니를)치웠는데, 엘리베이터 앞에는 아직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날 취재진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갇힌 입주청소업체 직원 B(60대·여)씨는 "무거운 청소도구들을 여러명이 나눠 들고다녀야 하는데, 이렇게 7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니 불편이 크다"고 토로했다.

입주민들도 불안을 호소했다. 입주민 C(50대·여)씨는 "벌써부터 불안하다"며 "매년 큰 비는 적어도 한 두 번씩 오는데, 첫 해부터 침수로 떠들썩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단지는 전날 오후 3시께 쏟아진 집중호우로 아파트 커뮤니티시설 일대가 물에 잠겼다. 104동 일대 지하주차장에도 빗물이 고여 물을 빼는 작업을 했다. 일부 세대 입구에는 모래주머니를 쌓아 빗물 유입을 막았다.

이같은 침수 피해는 입주 시작 14일 만에 발생한 것이다. 국내 첫 '리조트 도시'를 표방한 이 단지는 25개동, 4805가구의 대규모 단지다. 지난달 30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단지를 시공한 대우건설 측은 법적인 빗물받이의 설계기준을 초과한 국지성 호우로 인해 침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는 즉각 조치했지만 다음주까지 장마가 예보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법적인 기준보다 넉넉하게 빗물받이를 설계했고, 설계대로 시공했지만, 이보다 큰 비가 오면서 피해가 발생했다"며 "전날 본사에서 단지를 찾아 주차장과 커뮤니티 센터의 빗물을 뺐다"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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