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잠정실적 매출 60조 원·영업이익 6000억 원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턴어라운드 '유력'
'조기 언팩'으로 수익성 개선
삼성전자가 7일 올해 2분기 실적이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더팩트DB |
[더팩트|최문정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반도체 업황 부진과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효과가 잠잠해지며 영업이익 6000억 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이는 1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부진한 실적을 달성한 삼성전자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5% 이상 급감하기는 했지만, 시장 전망치를 약 2배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또한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이미 최악을 통과하고 하반기 반등이 예상되고, 오는 26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통해 하반기를 견인할 5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7일 올해 2분기 매출 60조 원 영업이익 6000억 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28% 영업이익은 95.74% 줄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매출 61조8593억 원, 영업이익 2818억 원으로 예상했다. 매출은 예상치와 비숫했지만, 영업이익은 당초 전망치를 2배나 웃돌았다.
삼성전자의 실적 충격은 역대 최악으로 꼽히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의 영향이 컸다. 통상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약 60~70%를 담당한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DS부문에서만 3~4조 원의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1분기(4조5800억 원)에 비하면 적자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막대한 액수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이 최악의 시점을 통과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13~18%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3분기에는 가격 하락세가 0~5%로 크게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반기부터 인공지능(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칩셋 위주의 수요 회복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인 HBM3P와 HBM4 등을 북미 빅테크 기업에 공급하며 빠르게 수익성 개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가운데 실적은 이미 1분기에 바닥을 친 것으로 평가된다"며 "특히 올해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삼성전자의 HBM3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DS부문에 이례적인 인사를 실시하며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이에 따라 정기태 DS부문 부사장을 파운드리사업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선임했다. 이어 구자흠 부사장을 기술개발실장으로,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이 메모리사업부 D램 개발실장으로 발탁됐다.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갤럭시Z폴드5'와 '갤럭시Z플립5' 등 신형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
아울러 삼성전자는 오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하고,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Z플립5'와 '갤럭시Z폴드5'를 각각 공개할 예정이다.
통상 삼성전자가 8월 초중반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를 개최한 것을 고려하면, 예년보다 약 2주 정도 제품 공개가 앞당겨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조기 제품 공개를 통해 '폴더블폰 원조'의 이미지를 공고히 다지는 한편, 3분기 실적 개선의 핵심 무기로 삼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가전과 TV의 경우, 지난해 실적 개선에 발목을 잡았던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이 개선되며 영업이익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가 공개한 실적은 사업부별 세부 실적이 포함되지 않은 잠정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기업설명회를 통해 확정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