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숨고르기…4일 88만6000원 마감
에코프로비엠, 4.17% 상승한 27만4000원
2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의 주가가 100만 원을 목전에 뒀다. /더팩트 DB |
[더팩트|윤정원 기자] 2차전지 대장주로 일컬어지는 에코프로가 또다시 장중 신고가를 찍었다. 고평가 논란에 한동안 주춤했던 2차전지주에 대한 기대감은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증권사 투자의견을 참고해왔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토로도 빗발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90만8000원) 대비 2.42%(2만2000원) 내린 8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91만7000원으로 문을 연 에코프로는 장중 93만4000원을 터치하며 52주 신고가를 쓰기도 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전환했다. 오전 중 84만50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내림 폭을 줄이고 88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 2형제'인 에코프로비엠은 전 거래일(26만3500원)보다 4.17%(1만1000원) 오른 27만4000원으로 장을 마무리 지었다. 장 초반 에코프로비엠은 29만7500원까지 치솟으며 30만 원선을 넘보기도 했다.
최근 에코프로 그룹주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까닭은 테슬라가 2분기 사상 최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영향이 크다. 2차전지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자극한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 테슬라의 2분기 각국 인도 차량 대수가 46만6000대를 기록해 전년 대비 8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전문가가 추정한 44만5000대를 웃도는 수치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이 지난달 30일 3610억 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공시한 점도 에코프로 형제의 주가를 끌어 올리는 데 영향을 줬다
다만, 현재 에코프로 그룹주의 행보는 증권가의 전망과는 배치된다. 앞서 에코프로 형제에 대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는 "13만 원이 적정선"이라는 의견과 "정상적이지 않은 주가"라는 견해를 피력해왔다. 이들은 적극적으로 '매도' 의견까지 냈다. 국내 증권사들도 다르지 않았다. 지난 5월까지 나온 주요 증권사들의 리포트를 보면 에코프로 그룹은 과대평가 됐다는 반응이 많다.
지난 5월 삼성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투자의견 '중립'과 목표주가 40만 원을 제시했다. 당시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 주가는 지주사로의 적정가치를 넘어선 상황으로, 중립 의견을 유지한다"며 "현저한 고평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4월 에코프로에 대한 매도 의견을 처음으로 낸 하나증권도 여전히 투자의견을 상향하지 않고 있다. 하나증권이 제시한 에코프로의 목표주가는 여전히 45만 원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튬의 경우 주요 금속 소재 중 가격 변동성이 가장 크다"며 "장기 성장세는 확고하나 성장 속도는 점진적으로 둔화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전망에도 에코프로 등의 주가가 100만 원을 눈앞에 두자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아우성이 빗발친다. "증권가 리포트를 믿으면 안 된다", "30만~45만 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하길래 기다려왔던 것인데 벌써 90만 원을 초과했다"는 식이다.
그럼에도 현재 증권사들은 에코프로 주가가 고평가 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에코프로는 여전히 고평가 돼 있는 종목이다. 증권사들이 몇 달 째 목표주가를 수정한 리포트를 내지 않는 것은 결국은 밸류에이션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