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3일부터 2주간 총파업 돌입…경제계 초긴장
노란봉투법 재차 쟁점화…7월 내내 불안감 지속될 듯
민주노총이 3일부터 2주간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경제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경제계 입장에서 '공포의 7월'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첫째 주부터 총파업 투쟁에 돌입하며 산업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을 둘러싼 이슈도 큰 걱정거리다. '노란봉투법 재검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이달 재차 쟁점화되면서, 경제계는 7월 내내 초긴장 상태일 것으로 보인다.
3일 경제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시작됨에 따라 주요 기업들은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윤석열 정권 퇴진'을 앞세운 이번 파업이 경제계와 대립 구도를 만들고 있지 않지만, 민주노총의 요구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등 민감한 사안이 포함돼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총파업은 조합원 40만~50만명이 이날부터 15일까지 전개하는 것으로, 공장 가동 중단과 택배 배송 지연 등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한 기업 관계자는 "대규모 인원이 장기간 파업에 나서면서 기업 활동에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라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차질 없이 대응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기업이 소속된 경제단체들은 이날 "총파업이 경제와 산업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한국무역협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6단체는 공동성명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는 IMF 외환 위기, 글로벌 금융 위기, 코로나 팬데믹 시기 등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1%대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총파업은 경제 회복을 위한 국민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무책임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단체는 또 "총파업에는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우리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제조업 분야 노조와 국민 건강·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병원·서비스 분야 노조까지 참여한다"며 "경제와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초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경제6단체는 민주노총의 총파업을 '명분 없는 불법 정치 파업'이라고 규정했다. 민주노총이 이번 총파업에서 정권 퇴진, 노동 개혁 저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등 파업의 목적이 될 수 없는 정치적 요구를 내세우고 있어 정당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이다.
노란봉투법과 관련한 걱정도 7월 내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노란봉투법 반대 입장을 담은 서한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더팩트 DB |
특히 경제6단체는 불법 파업에 대해 정부가 엄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에 참여하는 일부 노조는 노동위원회의 조정과 파업 찬반 투표를 거치지 않아 절차상으로도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최근 산업 현장에서 노동계의 불법 점거, 폭력 행위 등 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집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폴리스라인 침범, 불법 점거 등 불법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경제6단체는 민주노총에 '총파업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단체는 "민주노총이 지금이라도 불법 정치 파업을 중단하고 경제 회복과 산업 발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며 "경제계는 앞으로도 노사 관계 선진화와 경제 회복,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적극 매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총파업 이슈가 무난히 마무리되더라도 경제계의 근심은 당분간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의 합법 파업 범위를 넓히고,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에 대해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담긴 노란봉투법이 경제계와 여당의 반대에도 지난달 30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노란봉투법은 이달 정국을 흔들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야당은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를 공언했고, 여당은 노란봉투법을 강행 처리할 경우 필리버스터로 맞서겠다는 각오다. 경제계도 지켜보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법안"이라며 노란봉투법 반대 입장을 담은 서한을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달했다. 경제계는 추후 노란봉투법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한다는 방침이다.
경제계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에 시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용자 범위 확대에 따른 교섭·파업 급증, 불법 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손경식 회장은 "노란봉투법은 원청을 하청 노사 관계의 당사자로 끌어들인다. 산업 현장은 1년 내내 노사 분규와 불법 행위로 큰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며 "또 현행법은 불법 행위 가담자 전원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할 수 있으나, 노란봉투법은 가담자별 손해배상 책임을 나누도록 하고 있어 불법 쟁의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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