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과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 인하를 발표하자 오뚜기·팔도 등 경쟁사도 라면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이중삼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발언한 지난 18일 이후 9일 만에 라면업계 4사(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가 결국 꼬리를 내렸다.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새우깡 가격을 내리기로 결정했고 삼양식품도 같은 날부터 차례로 삼양라면을 포함한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린다고 밝혔다. 오뚜기·팔도 등도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내린다.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농심 관계자는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이 내달부터 5% 인하될 예정이다"며 "자사가 얻게 되는 비용절감액은 연간 약 80억 원 수준이며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 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은 원가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소맥분 가격 인하로 얻게 될 자사의 이익증가분 그 이상을 소비자에게 환원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가격 인하를 결정했다"고 첨언했다.

삼양라면도 라면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내달 1일부터 차례로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내린다.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내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오뚜기·팔도 등 라면업계 2사도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먼저 오뚜기는 라면 주요제품 가격에 대한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뚜기 관계자는 "내달 중으로 가격 인하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며 "인하율은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팔도 역시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더팩트> 취재진이 이날 한 라면업계 관계자에게 추 부총리 발언이 라면 가격 인하 검토에 영향을 미쳤냐고 묻자 "아무래도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농심이 새우깡 가격도 내리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제과업계는 가격 인하 관련 신중한 입장을 내비췄다. 복수의 제과업계 관계자는 "과자 가격 인하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KBS1 프로그램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밀 가격이 1년 전 대비 약 50% 내린 만큼 라면 가격 인하를 업계에 권고했다. 지난 26일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제분업체들과의 간담회를 실시하며 밀가루 가격 인하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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