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가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행사에 참석해 한국 콘텐츠 투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넷플릭스

[더팩트｜최문정 기자] "넷플릭스는 한국 콘텐츠가 세계에서 사랑받는 여정을 함께하는 파트너가 될 수 있어 매우 기쁘고 또 자랑스럽다. 넷플릭스와 한국 창작가들의 파트너십은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만들어 낼 것이며, 한국을 향한 투자가 콘텐츠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한국을 찾은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책임자(CEO)는 22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행사에 참석해 한국 콘텐츠 생태계 육성을 위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서랜도스 CEO는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약 3조2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서랜도스 CEO는 "지난 2016년 넷플릭스를 처음 론칭했을 때,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공식인 미국의 콘텐츠를 해외로 수출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우리는 다른 길을 택했다"며 "전 세계 50개국에서 로컬 콘텐츠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콘텐츠 역시 이러한 넷플릭스의 로컬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투자를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한 한국 영화 '카터'와 드라마 '더 글로리',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은 90개 이상의 국가에서 넷플릭스 시청순위 상위 10위에 든 작품이다. 2021년 공개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경우, 지난해 에미상 6개부문에서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며 명실상부한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서랜도스 CEO는 "전 세계 시청자의 60%가 한국 콘텐츠를 시청했고, 지난 4년 동안 전 세계 넷플릭스 회원의 한국 콘텐츠 시청이 6배 증가했다"며 "한국 콘텐츠의 잠재력을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투자는 겉핥기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4월 윤 대통령 방미 일정에서 밝힌 25억 달러의 투자금 사용 계획을 공유했다. 특히 콘텐츠 자체의 생산을 위한 투자뿐만 아니라, 인재 확보를 위한 교육과 트레이닝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서랜도스 CEO는 "투자금은 향후 차세대 창작자 육성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한국 콘텐츠 5개 중 1개는 신예 작가나 감독의 데뷔작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콘텐츠 창작자들과의 수익 배분 방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서랜도스 CEO는 "현재 넷플릭스는 창작자들에게 시장 최고 수준으로 보상하고 있다"며 "첫 시즌에서의 성과는 시즌2 제작 시 더욱 크게 보상하고 있으며, 그렇게 계산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작품의 지식재산권(IP)가 사용될 경우, 계속해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서랜도스 CEO는 임승용 용필름 대표,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 등 한국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들을 만나 향후 투자 방향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랜도스 CEO는 최근 세계적인 논란으로 떠오른 망 사용료와 넷플릭스 계정공유 금지 방안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콘텐츠 전송으로 막대한 트래픽을 발생시키면서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송사를 이어가고 있다.

서랜도스 CEO는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와 좋은 생태계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넷플릭스는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6000개 지점의 다양한 국가의 인터넷이 빨라질 수 있도록 했고, 앞으로도 투자를 이어가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근 남미와 미국 등의 국가에서 가족 외 구성원과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것을 금지한 정책에 대해서도 "계정 공유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할 예정"이라며 한국 도입 시기 등에 대한 발언을 피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