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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초' 건설사라지만…한화 건설부문, 남녀 임금·근속연수 격차 '두 배'
입력: 2023.06.23 00:00 / 수정: 2023.06.23 00:39

여성 평균 근속연수 3년 4개월
사측 "여성 '고졸 직원' 많아서"


한화 건설부문의 여성근로자 1인 평균 급여액은 연간 4200만 원으로 남성 평균(92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아 임금격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한화

한화 건설부문의 여성근로자 1인 평균 급여액은 연간 4200만 원으로 남성 평균(9200만 원)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아 임금격차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한화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한화건설부문의 남성과 여성의 임금격차가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 역시 남성의 절반 수준인 3년 4개월에 불과했다. 회사 측은 여성 직원의 기간제 근로자 비중이 높아, 성별에 따른 임금·근속연수 격차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23일 한화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화건설부문 남성 임직원의 1인 평균 급여액은 9200만 원, 여성은 4200만 원으로 집계됐다. 남성의 급여가 여성보다 평균 두 배가량 높은 것이다.

건설업계는 전형적인 '남초집단'으로 꼽힌다. 건설현장과 해외 시공현장에서 근무하는 본사 임직원이 남성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본사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50% 높은 추가 수당을 받게 된다. 그러나 한화 건설부문의 임금격차는 통상 남성 임금이 여성보다 높은 건설업계 전반의 특성과 견주어도 가장 큰 수준이다.

<더팩트>가 상장 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의 1인 평균 임금을 조사한 결과, 한화 건설부문 남성 직원이 여성보다 1.88배의 임금을 받아 가장 큰 격차를 보였다. 이어 DL건설 남성 평균 급여가 여성의 1.877배로 뒤를 이었다. 또 △대우건설 1.708배 △DL이앤씨 1.707배 △HDC현대산업개발 1.682배 △현대엔지니어링 1.624배 △GS건설 1.586배 순으로 격차가 컸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남성의 1인 평균 급여가 여성의 1.38배, 1.31배 수준으로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좁았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성별 임금 격차에 대해 "여성 직원의 비율이 남성의 10% 미만으로 낮은 데다, 대다수 여직원이 고졸 사무직이다 보니 임금 차이가 심한 것 같다"며 "일반 공채는 3급으로 채용되는데, 고졸 여직원은 채용 시 5급부터 시작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화 건설부문의 여성 직원 정규직 비율은 32%로 전체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회사 전체의 여성 정규직 재직자는 89명에 불과한데 비해 기간제 근로자는 184명으로 정규직의 두 배가 넘는다. 여성 임직원 가운데 비교적 급여가 적은 기간제 근로자가 많아 임금 격차가 벌어진 것이다. 남성의 경우 정규직 1719명, 기간제 근로자 877명이다.

이같은 성별 임금격차는 회사가 표방하는 경영 방침과도 대비된다. 한화그룹은 '함께 멀리' 경영철학을 강조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업의 책임과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70년 역사에 걸맞은 깊은 책임감으로 함께 살아갈 밝은 미래를 만드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과 '함께 멀리'의 철학이 한화의 이름으로 전파될 수 있도록 정도경영과 나눔의 가치를 적극 실천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한화건설부문 여성 임직원의 정규직 비율은 32% 수준이다. 회사는 대다수 여성 직원을 기간제 근로 형태로 채용하고 있다. /더팩트DB
한화건설부문 여성 임직원의 정규직 비율은 32% 수준이다. 회사는 대다수 여성 직원을 기간제 근로 형태로 채용하고 있다. /더팩트DB

다른 건설사들이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를 줄이는 요인으로는 급여가 높은 여성 임원의 수, 여성 정규직 비중, 여성 현장 근로자 비중, 여성 임직원의 근속연수 등이 꼽혔다.

성별 임금격차가 가장 좁았던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 출신 여성 임원과 근속연수 등이 격차를 줄인 것 같다"며 "수당 지급이나 남성직원이 많은 건설업계 전반의 조건은 비슷하지만, 기본급이 같은 상황에서 여성의 근속연수가 길어지면 진급과 급여 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3년 1개월, 여성은 10년 5개월이다. 이에 비해 한화 건설부문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6년 9개월, 여성은 3년 4개월이다.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가 남성의 절반 수준인 것이다.

업계에서 두 번째로 성별 임금격차가 작은 삼성물산 건설부문 관계자 역시 "여성 직원의 정규직 비중이 높아 근속연수와 임금에 있어 남성과 차이가 비교적 좁은 것으로 보인다"며 "블라인드 채용을 통해 성별과 학력 구분없이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여성 정규직 근로자(440명)가 기간제(119명)의 4배에 달한다.

한편, 통계청이 올해 3월 발표한 '2021년 임금근로 일자리 소득 결과'에 따르면 여성 월 평균소득은 남성의 65.8로 집계됐다. 남성 노동자 대비 여성 노동자 소득 비율은 2017년 63.1, 2018년 64.8%, 2019년 65.5%, 2020년 66.6%로, 통상 남성 임금이 여성의 1.4~1.5배가량이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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