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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불통' 오명, 안 벗나 못 벗나?
입력: 2023.06.21 14:12 / 수정: 2023.06.21 14:12

강석훈 회장, 노조와 갈등 계속
노조 "강 회장, 소통과 정반대의 길 걸어" 주장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불통 회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불통 회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하고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취임 후 1년 동안 굵직한 기업 구조조정 등을 이뤄내며 좋은 평가도 받은 반면 직원, 노조와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으로 '불통 회장'이라는 오명도 썼다. 특히 강 회장이 취임한 후 지금까지 노조와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와의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해 6월 7일 임명됐다. 산업은행 회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강석훈 회장은 임명된 지 15일 만인 지난해 6월 21일에서야 산업은행으로 출근해 취임식을 열었다.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면서 출근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앞서 노조는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에 반대해 강 회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다.

강 회장과 노조와의 갈등은 취임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반대하는 노조와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이 노조 등 직원들과 소통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노조 측은 강 회장이 '불통 회장'이라는 오명을 해소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산은 노조는 20일 입장문을 내고 "강석훈 회장 취임 1년은 퇴행만 가득했다"며 "강석훈 회장은 취임사에서 격의 없는 소통과 투명하고 공정한 조직을 약속했지만, 지금 어느 것 하나 이루어지지 않고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노조는 "부산 이전에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사내 게시판 글들을 검열하고 삭제하며 소통을 불통으로 바꾸어 놓았다"며 "산은법 개정에 대한 국회 논의가 시작도 안 됐는데 막무가내로 '이전준비단'을 구성하고, 직원들을 피해 외부 호텔에서 산업은행을 이전공공기관으로 지정 신청하는 안건을 의결해 갈등과 불신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KDB산업은행 본점 내부에 부산이전 결사반대 피켓이 놓여있다. /정소양 기자
KDB산업은행 본점 내부에 '부산이전 결사반대' 피켓이 놓여있다. /정소양 기자

특히 노조 주장에 따르면 지난 3월 노조에서 부산 이전 타당성, 임직원 여론 수렴, 외부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위해 '이전 타당성 TF'를 노사 공동으로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TF는 아직 구성되지 않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서로의 입장차가 명확하다 보니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것"이라면서도 "강석훈 회장 스스로도 힘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다만 한 조직의 리더로 왔다면 직원들을 다독이고 이끌어가는 리더십이 필요한데 소통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회장은 20일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우리 직원들과 같이 이 문제와 관련해 논의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고, 그 이슈 때문에 취임 1년간 편하게 잔 날이 없다"면서도 "직원들과 열심히 소통하려 했으나 능력이 안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는 산은 회장으로 직원들과 '어떻게 하면 (부산 이전을) 우리 은행의 재도약 기회로 삼을까'를 놓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나 직원들은 부산에 가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대화를 하겠다는 상황이 1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제가 직원들에게 부산에 가지 않겠다고 약속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고 밝혔다. 노조와의 소통을 통한 갈등 해결보다는 계획대로 부산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일각에서는 강 회장의 발언을 두고 대통령이 결정한 부산 이전을 산은 회장인 자신이 반대할 수 없는 '위치'라는 점을 어필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부산 이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직원들과 소통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그는 "노사 간의 대화는 쉽지 않다. 하루에도 12번씩 (마음이) 바뀐다. 열심히 다가가야지 하다가도 다가가면 또 무슨 봉변을 당할까 싶다가도 한다"고 고백하며 "회장으로서 앞으로도 직원들의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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