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CEO 인베스터 데이' 열고 중장기 전동화·미래 전략 발표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배터리 고도화 등 추진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를 통해 현대차의 전동화 전환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설명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자동차가 향후 10년 간 109조 원 수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수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 추진에도 적극 매진한다.
현대차는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3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하고 새로운 중장기 사업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는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서강현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김흥수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 등이 발표자로 나서 중장기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차는 우선 전통의 완성차 업체로서 오랜 시간 축적한 노하우를 살려 유연하고 신속하게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위해 현대차는 오는 2032년까지 향후 10년 간 총 109조4000억 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재무 계획을 수립하고, 이 중 33%인 35조8000억 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하기로 했다.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EV) 판매목표는 2026년까지 94만 대, 2030년까지 200만 대 규모로 수립했다. 이는 세계 전기차 판매 규모를 3년 내 3배 수준, 7년 내 6배 이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 목표가 각각 10만 대, 13만 대 상향됐다.
이러한 EV 판매목표 달성 시 현대차·제네시스의 전기차 판매비중은 올해 8% 수준에서 2026년 18%, 2030년 34%로 차례로 상승할 전망이다. 특히 2030년 주요 지역(미국, 유럽, 한국) 내 전기차 판매비중은 전체의 절반을 상회하는 53%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이러한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도 함께 소개했다. 현대차는 신생 EV 업체 대비 전통의 자동차 메이커로서 가지는 분명한 강점들을 미래 경쟁력으로 승화해 차별화된 전략으로 구사함으로써 전동화 시대에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길을 만들어 앞장서 걷겠다는 의지를 현대 모터 웨이라는 이름에 담았다.
현대 모터 웨이는 크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도입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 △배터리 역량 고도화·전 영역 밸류체인 구축 추진 등 3가지 상세 전략을 골자로 한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효과 극대화를 추진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행 플랫폼 중심 개발 체계에서는 동일 플랫폼을 쓰는 차종끼리만 부품 공용이 가능하지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는 전 차급 구분 없이 부품을 적용할 수 있다. 현행은 공용 부품이 23개지만,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는 86개로 늘어난다.
여기에 E-GMP를 잇게 될 '2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2세대 EV 플랫폼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의 현행 E-GMP 대비 공용 개발 범위가 넓어져, 소형부터 초대형 SUV, 픽업트럭, 제네시스 브랜드 상위 차종 등을 아우르는 거의 모든 차급으로 확대된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현대차 4종, 제네시스 5종의 승용 전기차를 2세대 전용 EV 플랫폼으로 개발해 내놓기로 했다.
전기차 생산 역량 강화를 위해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 공장을 전기차 생산용으로 전환하는 방안과 전기차 전용 공장을 신규 건설하는 방안 등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기존 공장 혼류생산을 위해 현대차는 울산공장과 아산공장에 500억~1000억 원 수준의 비용을 투입, 핵심 전기차 생산기지로 전환했다.
현대차는 해외에도 미국, 체코, 인도 등에서 EV를 생산 중이며 향후 현지 수요 증가를 고려해 추가 현지 라인 전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세계 주요 전기차 시장에 별도의 전기차 전용 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2024년 하반기 양산 개시를 목표로 건설하는 첫 전기차 전용 공장 미국 조지아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와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울산 EV 전용공장을 짓는다. 현대차는 이러한 전기차 전용 공장에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스마트 제조 기술을 적극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3 CEO 인베스터 데이' 질의응답 세션을 통해 (왼쪽부터) 윤태식 현대차 IR팀장, 구자용 현대차 IR담당 전무, 서강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부사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흥수 현대차 GSO 담당 부사장, 김창환 현대차 배터리개발센터장 전무가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
배터리 개발 역량 확보와 소재 수급 안정화를 위해 현대차는 전문 인력 육성 시작한다.
현대차는 남양연구소에 배터리 개발 전문 조직을 구성해 배터리 시스템, 셀 설계, 배터리 안전 신뢰성 및 성능 개발, 차세대 배터리 등 선행 개발을 포함하는 기능별 전담 조직을 마련해 전문 인력을 확보·육성 중이다. 이를위해 향후 10년 간 9조5000억 원을 투자해 배터리 성능 향상과 기술 개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 주요 배터리 회사들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공동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솔리드파워 등 업체와도 전고체 배터리 요소·공정기술 확보를 위해 협업 중이며,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과는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을 위해 협업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와도 공동연구센터를 설립, 기술 강화와 인재 확보를 시작했다.
소재 수급을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배터리 합작법인 공급용 양극재의 주요 소재가 될 리튬 공급을 위한 계약을 추진 중이다. 며, 리튬, 니켈 등 전동화에 필수적인 원소재를 포함해 주요 소재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 소재 업체와 다양한 협력구도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으며, 국내 기관, 해외 정부와도 지속 협의해 배터리 소재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환경 보호 및 지속가능한 원소재 확보를 위해 폐배터리를 회수해 원소재를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현대차는 그룹사와의 협업을 통해 안전하게 배터리를 회수하고 추출한 원소재를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전동화와 미래기술에 대해 어떠한 글로벌 회사보다도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으며, 앞으로 전동화 톱티어 리더십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현대 모터 웨이'는 수많은 현대차 임직원들이 축적해 정립한 혁신 DNA가 구체화된 모습으로, 새롭고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원천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