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4조3000억 원 늘어난 807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4조 원 넘게 늘면서 19개월 만에 최대 폭 증가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위축됐던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가계대출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56조4000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2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2021년 10월 5조2000억 원 증가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다.

앞서 은행권 가계 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 4조6755억 원, 2월 2조7561억 원, 3월 7109억 원 감소했으나, 4월 2조 3000억 원이 증가한 데 이어 이달까지 연속으로 증가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4조3000억 원 늘어난 807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4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19개만에 가장 큰 증가 규모다.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가 늘며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증가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1월 3만1000호, 2월 3만1000호를 기록했고, 3월과 4월에는 각각 3만5000호와 3만3000호를 기록했다.

그동안 감소세를 보여왔던 기타대출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행 수요와 소비 등이 늘면서 자금 수요가 확대됐다. 5월 기타대출 잔액은 807조 9000억 원으로 전월 대비 200억 원 줄어드는 것에 그치면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지난 2~3월 주택 매매가 늘어난 부분이 2~3개월 시차를 보인 후 5월 주택담보대출에 반영됐다"면서 "전세자금 대출 감소세도 점점 둔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기업 대출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5월 말 기준 1204조 5287억 원으로 전월 대비 7조 8075억 원 증가했다. 이는 역대 5월 증가액 기준으로 2020년 5월(16조 원)과 지난해 5월(13조1000억 원) 이후 세 번째 큰 수준이다.

대기업 대출은 4월 3조1000억 원에서 5월 3조4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중소기업대출도 4조4000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세다.

회사채는 1분기 정기보고서 제출 등으로 발행이 줄어든 반면 만기도래 규모는 늘어나면서 순상환 규모가 확대되며 -2조9000억 원을 기록했다. CP·단기사채는 일부 공기업을 중심으로 큰 폭 순상환 규모(-3조7000억 원)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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