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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과장광고'로 신뢰 무너진 '귀뚜라미', 실적 영향 미칠까
입력: 2023.06.09 00:00 / 수정: 2023.06.09 00:00

공정위, 귀뚜라미에 '경고' 처분
업계 "소비자 우롱한 처사"


귀뚜라미가 거짓·과장광고로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귀뚜라미 홈페이지 캡처
귀뚜라미가 거짓·과장광고로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귀뚜라미 홈페이지 캡처

[더팩트|이중삼 기자] 보일러 제조사 귀뚜라미가 소비자를 현혹하는 거짓·과장광고로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2015년에도 공정위에게 거짓·과장광고로 시정명령을 받았었는데 또 제재를 받으면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 없는 기업이라는 질타를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를 계기로 소비자들이 귀뚜라미에 등을 돌리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9일 공정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신상 보일러 제품의 성능을 거짓·과장 광고했다가 지난 3일 공정위에게 '경고' 처분을 받았다. 귀뚜라미는 △10월 27일(2020년) △11월 4일(2020년) △11월 12일(2020년) 등 총 3차례 홈쇼핑 방송에서 '거꾸로 NEW 콘덴싱 프리미엄-17HW' 보일러를 광고하면서 보일러 내부 장치인 '온수일체형 개방식 팽창탱크'를 사용한 덕분에 자사의 기존 보일러 대비 온수공급능력이 34% 올랐다고 소개했다. 한국산업표준에 따르면 온수공급능력은 보일러가 평균 30K(상승온도) 온도가 상승한 온수를 2번의 연속적인 공급시간에 공급할 수 있는 온수량을 말한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결과 해당 보일러에는 기존 모델과 동일한 성능의 팽창탱크가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귀뚜라미도 팽창탱크와 온수공급능력 간 상관관계를 입증할 객관적 실험 결과가 없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광고제품의 온수공급능력 증가는 가스밸브·팬·버너 등의 하드웨어를 복합적으로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기술이 기존제품보다 향상됐기 때문에 온수공급능력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귀뚜라미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을 어겼다고 판단했다. 표시광고법 제3조(부당한 표시·광고 행위의 금지)에 따르면 '사업자 등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소비자로 하여금 잘못 알게 할 심려가 있는 표시·광고행위로서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심려가 있는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광고 등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등으로 하여금 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돼 있다. 공정위는 귀뚜라미가 거짓·과장의 표시·광고에 해당하기 때문에 위법하다는 결론을 냈다.

공정위 관계자는 "귀뚜라미는 광고제품이 온수일체형 개방식 팽창탱크로 인해 기존제품 대비 온수공급능력이 34% 올랐다고 하면서 '열 교환기 내부에 풍부한 온수량'이라고 표현하는 등 마치 광고제품의 온수일체형 개방식 팽창탱크의 기능으로 기존 제품과 비교해 온수량이 증가한 것처럼 광고했다"며 "그러나 팽창탱크는 광고제품과 기존제품에 모두 들어가 있고 그 성능에 차이가 없어 팽창탱크가 온수공급능력 증가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용 보일러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일반 소비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통상 사업자의 광고를 대체로 신뢰해 그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 해당 광고를 봤을 경우 오인하거나 오인할 심려가 있다. 합리적 구매를 방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정위는 온수공급능력이 오른 것은 사실이고 위반행위 기간이 길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법 위반 정도가 경미하다고 보고 과징금 등은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귀뚜라미가 거짓·과장 광고를 했다고 판단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더팩트 DB
공정거래위원회는 귀뚜라미가 거짓·과장 광고를 했다고 판단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더팩트 DB

업계 일각에서는 귀뚜라미가 해당 광고를 실시한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소비자를 우롱한 사안이라며 기업 이미지와 신뢰도가 실추됐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관계자는 "귀뚜라미가 소비자를 현혹하면서까지 거짓광고를 한 명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며 "다만 지난해 보일러 업계 트렌드는 온수였는데 이를 강조하기 위해 해당 광고를 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 소비자를 기만했다고 보는데 기업 이미지 실추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고처분이 아닌 더 강력한 조치를 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거짓광고를 해도 과징금도 물지 않는 현실에서 당연히 누구라도 거짓광고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며 "귀뚜라미는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과 후킹 효과를 누림으로써 결과로 이득을 보고 있다. 소비자의 신뢰를 고려한 사회적 책무 측면에서는 귀뚜라미의 거짓광고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신뢰도를 떨어트릴 심려가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귀뚜라미 보일러 사지마세요', '귀뚜라미 산 걸 후회 중' 등 맹비난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귀뚜라미 측은 공정위로부터 받은 제재에 대해 어떤 입장도 내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미 공정위가 결론을 낸 사안이기 때문에 추가로 입장을 내기 조심스럽다는 것이 이유다. 이날 귀뚜라미 관계자는 "공정위 판단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기가 어렵다"며 "다만 보일러 성능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귀뚜라미는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수익성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은 △3249억 원(2021년) △3326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117억 원(2021년) △41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공정위의 철퇴로 소비자들의 질타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2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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