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한국형 항공모함 모형 공개
한화오션도 한국형구축함 ·합동화력함 등 최신기술 소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홍보 경쟁에 돌입한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지난 2022년 필리핀으로부터 수주한 원해경비함의 조감도 모습. /HD현대중공업 |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세계적으로 우수한 방산 기술력을 가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부산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최신예 함정 기술력을 선보이며 홍보 경쟁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차기 구축함사업과 관련해 두 회사 간 기밀 유출 논란이 있었던만큼, 방산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이 그룹사 간의 자존심 대결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오는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되는 MADEX2023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신기술을 대거 소개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과 최초로 콘셉트가 공개되는 무인전력지휘통제함, 기존 모델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한국형 항공모함, 수출용 원해경비함(OPV) 등을 소개한다.
이번에 공개된 KDDX 모형은 국내 개발 중인 전투체계를 적용해 체계통합을 최적화한 '통합마스트'(배의 중심선 상 갑판에 세운 기둥)에 국내 최초로 '대용량·고출력 통합전기식추진체계'를 채택했다.
특히 기술발달에 따라 미래무기체계 추가 탑재와 추후 플랫폼의 성능개량이 용이하도록 미래 확장형 플랫폼으로 설계됐다.
더불어 공개되는 무인전력지휘통제함은 무인항공기(UAV), 무인수상정(USV), 무인잠수정(UUV) 등을 활용해 해상, 수중, 공중에서 무인정찰 임무 등을 수행할 수 있는 첨단 함정이다.
또 한국형 항공모함은 2020년 HD현대중공업이 개념연구를 완료한 경항모를 발전시킨 모델이다. 경항모의 길이, 폭, 넓이를 확장, 수직이착륙 방식 대신 강제이착함(CATOBAR) 방식 운용이 가능하도록 고안됐다. 전자식 사출장치(EMALS)와 차세대 강제착함장치(AAG)를 적용해 국내 개발 함재기(KF-21N)를 탑재할 수 있다.
이외에도 HD현대중공업이 수출용으로 개발한 원해경비함(OPV)의 모형도 공개된다. HD현대중공업은 한층 업그레이드된 원해경비함 모델을 적극 홍보해 해외 함정수출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MADEX 2023에 설치한 부스 모습. /한화오션 |
한화오션도 MADEX 2023에서울산급 Batch-III 호위함, 한국형 구축함 (KDDX), 한국형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 (KDDX-S), 합동화력함 등 총 4종의 수상함을 전시한다.
여기에 수출형 잠수함 2종과 무인잠수정을 포함한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한화오션이 전시하는 울산급 Batch-III 호위함은 계열사인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전투체계를 장착하고, 복합식 추진체계를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2018년 울산급 호위함 2차사업의 선도함을 개발 건조했으며, 이후 3척을 추가로 수주해 성공적으로 건조했다.
특히,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계열사와 함께 참여해 한화그룹 전체의 방산 시너지를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잠수함·선박용 리튬전지체계와 함정용 가스터빈 엔진을 주력으로 전시해 '해양 전기추진체계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비전을 공개한다.
특히 한화오션이 건조하고 있는 '장보고-III Batch-II 잠수함'에는 잠수함용 리튬전지체계가 탑재될 예정으로, 기존 납축전지 대비 잠항시간이 약 3배가 늘어나 해군 잠수함 작전 능력이 향상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해군 함정의 주요 추진 기관으로 사용되는 'LM2500' 가스터빈 엔진과 발전기도 전시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통신위성 △해양무인체계 △함정 전투체계 △안티드론 시스템 등을 통해 '해양 유무인 복합체계' 역량과 '스마트 배틀십' 비전을 제시하며, 초연결∙초지능∙초융합 기반 '해양무기체계 토탈 솔루션'을 선보인다.
두 회사 모두 사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비전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홍보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을 기존 현대중공업에서 그룹사 사명과 통일을 위해 사명을 HD현대중공업으로 변경했다. HD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화오션은 대우조선해양을 한화그룹이 인수한 이후 그룹사에 편입되면서 사명이 변경됐다. 한화오션에서 '오션'은 환경친화적인 에너지사업을 추진하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등 '지속가능성'과 '도전'을 의미한다.
여기에 '구축함 기밀 유출' 문제로 두 회사가 신경전을 벌였다는 점도 방산업계에서 홍보전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020년 방위사업청의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현대중공업(현 HD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해 빼돌리고, 회사 내부 서버에서 공유했다는 사실이 적발됐다. 이와 관련, 한화오션은 지난 4월 KDDX 사업의 사업자 선정 과정과 사업 진행에 있어 적법·위법성 여부가 없었는지에 대한 감사를 촉구하는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
재계 관계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모두 사명을 변경한 뒤 처음 가지는 방산전시회가 된다"면서 "조선업계에서 사실상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양강구도가 펼쳐지는만큼, 방산부문에서도 두 회사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MADEX 2023은 그간의 연구개발 성과와 후속 함정에 대한 새로운 콘셉트를 처음으로 제안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면서 "HD현대중공업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우리 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유·무인 복합체계 구축과 방산 해외수출에 선도적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