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가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하는 조기경보레이더. /이화전기 |
[더팩트 ㅣ 박희준 기자]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의 기소로 이화전기공업(이하 이화전기)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 회장의 구속 기소로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 그룹의 주축인 3개 회사가 상장폐기 기로에 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화전기가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없으면 우리나라 지대공 미사일과 잠수함이 동작을 멈출 수 있는 제품을 받는 방산업체여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화그룹은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등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형태의 지배구조를 가진 그룹이다.
이화전기는 이아이디의 지분 19.53%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이아이디는 이트론 지분 8.70%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트론은 이화전기의 지분 18.97%를 가진 최대주주다.
이화전기공업 전경. /이화전기 |
이화전기는 다양한 전원공급장치와 전력변환장치를 생산, 공급하는 회사이자 방위사업청이 지정한 방위산업체이다. 이아이디는 유류도소매업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하는 회사다. 이트론은 서버, 스토리지, 가상화솔루션 등 IT 관련 사업을 한다.
이아이디는 코스피에,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코스닥에 각각 상장돼 있다. 3개 회사는 지난 12일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특히 주목을 받는 기업은 이화전기다. 이화전기는 무정전전원장치, 충전기와 정류기 외에 유도무기와 레이더체계,이지스 구축함과 장보고급 잠수함용 장비를 생산한다. 유도무기와 레이더체계로는 우리의 영공을 지키는 지대공 미사일인 패트리잇과 천궁의 전원공급 장비(주파수 변환기), 탄도탄 조기경보 레이더용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한다.
또 군함의 주파수 변환기, 잠수함의 연료전지용 컨버터, 잠수함용 축전지 충전체계와 방전체계도 생산한다. 아울러 함대함 미사일과 함대지 미사일 전원 공급기에 들어가는 탄전원 제어기도 생산한다. 우리해군이 운용하는 함대함 미사일인 해성과 함재지 미사일 해룡에 탄전원 제어기가 들어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화전기공업이 전원공급장치를 생산하고 있는 천궁 미사일 체계./방위사업청 |
이화전기 공업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지대공 미사일 방어망과 잠수함, 수상함정의 무기도 올스톱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거래소 결정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코스닥시장본부는 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발생' 사실 공시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거래소가 검찰의 공소장을 확인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횡령·배임 발생 금액은 이화전기가 42억4900만 원, 이트론은 311억3700만 원, 이아이디는 416억4800만 원이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상장규정에 따르면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한 상장법인은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의 심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가려야 한다. 기심위 대상이 아니면 바로 거래가 재개되지만 기심위의 심의 대상에 해당한다면 기업의 상장적격성을 살펴보는 1심격인 기심위에서 상장폐지와 개선기간부여, 거래재개(상장유지) 등을 결정한다.
거래소는 6~7월께 이들 기업의 기심위 심의 대상 여부와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그 때까지는 이화전기는 주권거래는 정지되지만 군에 납품은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jacklond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