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부문 확대는 정해진 것 없고 '검토 단계'
CJ올리브영이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매장에 한해 시범 판매한 주류 제품이 성과를 거두자 카테고리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이중삼 기자] CJ올리브영이 '주류 카테고리' 강화에 본격 나섰다. 올리브영식(式)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전환을 꾀하기 위해서다. 국내 헬스&뷰티(H&B) 스토어 1위 기업인 올리브영이 주류 카테고리까지 강화시킴으로써 사업 영향력을 더 확장하기 위한 의지로 분석된다. 주류 강화 카드를 꺼낸 올리브영에 대해 편의점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편의점 매출에 주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6일 올리브영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오프라인 70여 개 매장에서 와인과 맥주 등 일부 RDT(원래는 제조가 필요한 음료를 바로 구매해서 마실 수 있도록 상품화한 것) 주류를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폈다. 실제 첫 달과 비교해 주류 제품 매출이 올해 4월 기준으로 약 60% 늘었다. 올해 5월 기준 와인과 맥주 등 주류 제품 약 100개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색 재료를 첨가한 막걸리 제품도 입점 여부를 협의하고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주류 판매는 코로나19 이후 혼술·홈술 트렌드가 떠오르면서 기존 임직원 복지차원에서 운영하던 주류 제품을 일반 고객에게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플래그십 스토어인 명동점과 강남점, CJ그룹 계열사 사옥에 입주한 매장 5곳 등 일부 매장에서 직원 복지 차원에서 주류를 판매했다.
올리브영이 주류 카테고리 강화에 나서는 것과 관련 편의점업계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
올리브영이 주류 카테고리를 강화하겠다는 소식에 편의점업계는 불안감을 나타냈다. 특히 주류는 편의점 주력 상품인 점을 강조했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편의점에게 위협되는 정도는 아니지만 지속해서 지켜봐야 하는 부분이다"며 "주류는 편의점의 매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제품이다. 또 주류는 주로 차갑게 마시게 되는데 편의점의 경우 냉장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만 올리브영은 냉장시설이 부족하다. 올리브영이 주류 카테고리가 성장하려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주요 편의점 4사(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주류 매출은 높다. 이날 취재진이 각 사를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CU는 지난해 4월·5월(1~24일)과 올해 같은 기간을 비교한 결과 각각 16.6%, 19.3% 늘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4월·5월 기준으로 지난해 보다 25% 주류 매출이 신장했다. 이마트24의 경우 최근 3년간 연평균 30% 이상 올랐고 GS25도 주류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영이 편의점화를 꾀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올리브영의 제품 카테고리가 늘어나면서 편의점은 편의점끼리만 경쟁했던 것이 허물어졌다. 제품 판매 확장은 편의점의 성장 당시 캐치프레이즈와 같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올리브영 관계자는 "주류 부문 확대 기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한편 올리브영의 실적은 매년 오름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출은 △2조1191억 원(2021년) △2조7809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1377억 원(2021년) △2713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올해 올리브영 1분기 매출은 8291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42.3%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