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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직하' 에이스침대, 수당까지 깎인 직원들 불만 증폭
입력: 2023.05.18 14:15 / 수정: 2023.05.18 14:15

에이스침대, 지난해 10년 만에 매출 하락
4개월(5~8월)간 전 직원 초과근무 수당 깎기로


에이스침대는 경기 불황을 이유로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전 직원의 초과근무 수당을 깎기로 결정했다. 왼쪽 위는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 /더팩트 DB·에이스침대
에이스침대는 경기 불황을 이유로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전 직원의 초과근무 수당을 깎기로 결정했다. 왼쪽 위는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 /더팩트 DB·에이스침대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내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의 체면이 제대로 구겨졌다. 지난해 10년 만에 역성장했는데 올해 1분기 실적까지 주저앉은데다 경기 불황 여파로 전 직원의 초과근무 수당을 4개월(5~8월)간 깎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자사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급여삭감'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한 누리꾼은 "매출이 줄어서 한 달에 한 번 무급휴일로 쉬라는 얘기가 나왔는데 이는 급여삭감이다"고 적었다. 직원 불만이 확산하자 에이스침대는 재고가 적정수준 넘게 쌓여 어쩔 수 없게 내린 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과 전화통화에서 "부동산 경기 등의 경기 침체로 재고물량 조정 차원에서 실시하게 된 부분이다. 기본급이 아닌 초과근무 수당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임금 삭감 개념은 아니다"며 "재고 물량이 조정되면 4개월을 채우지 않아도 원래대로 복귀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참고로 에이스침대는 2021년 대비 지난해 직원의 1인 평균 급여는 늘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직원 1인 평균 급여는 4539만 원, 지난해는 4616만 원으로 집계됐다.

에이스침대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8월까지 기존 주 45시간 근무를 주 43시간으로 줄인다.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 시행하며 한 달에 한 번 무급휴일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가 매출 하락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의 실적 하락은 이제 시작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는다. 이날 한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앞으로의 전조현상으로 본다. 직원들의 급여 부분을 건드는 일은 기업에서 최후의 수단이기 때문이다"며 "사람이 아닌 이익을 우선시 하는 회사는 그 결말이 해피엔딩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실제 에이스침대의 매출은 지난해 10년 만에 줄었는데 올해 1분기 매출은 더 고꾸라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스침대 매출은 △3463억 원(2021년) △3462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767억 원(2021년) △653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저조하다. 매출은 711억 원, 영업이익은 71억 원으로 매출은 지난해 동기(897억 원) 대비 20.8%,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63억 원) 보다 56.4% 줄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1분기 매출이 하락한 이유는 경기침체와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큰 영향을 끼쳤다"며 "원부자재 가격·인건비·임차비 등이 오른 관계로 영업이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에이스침대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ESG평가 등급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더팩트 DB
에이스침대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ESG평가 등급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더팩트 DB

◆ 라돈인증 중단, ESG평가 등급 최하위 '진퇴양난'

에이스침대는 2019년 한국표준협회에서 국내 최초로 라돈안전(제품) 인증을 받았지만 2021년을 끝으로 갱신하지 않고 있다. 라돈은 무색·무미·무취의 자연방사성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라돈은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 등을 유발할 위험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대진침대의 라돈문제가 발생했을 때 자사도 매트리스 전 제품에 대해 한국표준협회에서 라돈안전(제품) 인증을 받았다"며 "그 이후 자사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침대업계에서 유일하게 인정받은 국제공인시험기관인 침대공학연구소에서 자체로 라돈 검사를 정기로 실시하고 있고 현재까지 문제가 된 제품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가 요청할 경우 직접 방문해서 라돈 측정을 해주고 있다"며 "에이스침대는 라돈 발생 심려가 있는 물질을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라돈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밝혔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ESG평가 등급도 최하위를 받아 불명예를 안았다. ESG 경영이 중요한 이유는 기업 투자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등급이 낮을수록 불리하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지난해 에이스침대는 환경 D등급, 사회는 C등급, 지배구조는 B등급으로 통합등급 C로 평가됐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B+ 이상은 '양호군', B 이하는 '취약군'에 속하는데 에이스침대는 단 하나도 양호군에 들어가지 못했다. 국내 침대업계 1위 명성에 걸맞지 않은 행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D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갖추지 못해 주주가치 훼손이 심려되는 수준'을 나타낸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자연 친화적인 생산설비를 도입해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자연 상태에 가까운 'E0'등급 자재를 사용하고 있다"며 "또 재단법인 에이스경암을 통해 취약계층을 위한 쌀 지원과 소방관 처우개선, 강원 고성지역과 동해안 산불 피해 복구 지원금 등의 활동을 벌였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에이스침대의 이런 결과물들이 결국 소비자들의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놨다. 김종갑 인천재능대 유통물류과 교수는 "통상 경기 침체기일 때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을 유도해서 위기를 돌파하려고 하는데 임금삭감을 하는 회사는 많지 않다"며 "기업이 이익방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기술혁신과 ESG경영 등 시대 트렌드를 역행하는 처사다. 소비자들의 인식은 나빠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는 창업주 안유수 회장의 장남으로 2002년 대표에 취임한 뒤 20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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