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기준 1.99% 하락한 739원 장 종료
<더팩트>는 '대박'과 '쪽박', 이름에 걸맞게 동전의 앞뒷면을 지닌 동전주들을 훑어본다. /더팩트 DB |
동전주란 주당 가격이 1000원을 넘지 않는 값싼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현시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0여 개의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개 이상이 동전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전주는 주가가 낮을 대로 낮기 때문에 통상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쉽게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동전주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가 해소되거나 강력한 테마주가 되는 경우 급등세를 연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높인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커 투자에 유의할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 동전주는 값이 싸서 비교적 접근성도 높고 적은 돈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어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잦다.
'대박'과 '쪽박', 이름에 걸맞게 동전의 앞뒷면을 지닌 동전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종목부터 미래 성장 가능성을 띈 종목까지, <더팩트>는 현시점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윤정원 기자] 김응철 대표가 이끄는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이 실적부터 주가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내 증권사 인수 방침을 밝힌 와중에도 좀처럼 기지개를 켜지 못하는 모습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종금은 15일 전 거래일(754원) 대비 1.99%(15원) 하락한 739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755원으로 문을 연 우리종금은 이후 줄곧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우리종금은 지난 2021년 11월 19일 이래로는 1000원 이상의 가격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3일에는 695원까지도 고꾸라졌다. 올해 초 반등에 나서는 듯했으나 3월 9일 809원으로 장을 마감한 이래로는 줄곧 700원대를 기록 중이다. 우리종금은 동전주임에도 불구, 거래량도 상당히 낮은 축에 속한다. 적을 때는 40만 주대(11일 45만3546주)에 그치기도 한다.
주가 전망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우리종금이 올해는 지난해 4분기처럼 시장 예상치(160억 원)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기록하지 못한 탓이다. 우리종금의 작년 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87.9% 늘어난 237억 원이었다. 예수부채 확대 및 고금리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와 리스크 관리에 따른 대출성장 둔화에도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로 상쇄하면서 이자이익 증가율은 양호했다.
지난 3월 취임한 김응철 우리종합금융 대표는 실적과 주가 부진이라는 악재를 마주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
올해는 영업 부진으로 인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우리종금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억 원으로, 전년 동기(200억 원)보다 60%나 떨어졌다. 3월 말 기준 우리종금 순익이 두 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과 2020년 1분기 순익은 각각 170억 원, 134억 원이었다. 1분기 이자이익의 경우 240억 원으로 전년 동기(290억 원)보다 17.2% 줄었다. 비이자이익은 220억 원에서 150억 원으로 31.8% 감소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우리종금의 주가 전망치도 높지 않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대출수요는 양호한 상황이나 경기둔화 우려를 감안한 리스크관리 지속에 따라 대출채권 잔액은 상반기까지 증가규모 크지 않을 전망"이라며 "올해 고금리에 따른 리스크 확대와 경기둔화 우려, PF 성장 축소 등으로 이익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해 전체 당기순이익은 8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 줄어들 것이다. 자기자본이익률(ROE) 축소 대비 금융업종 내 상대적으로 높은 0.9배의 PBR(주가순자산비율)도 부담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부진한 주가 추이로 인해 기존 투자자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그나마 배당정도다. 우리종금은 지난 2월 7일 보통주 1주당 23원의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시가배당율은 3%이며, 배당금 총액은 201억508만9590원이다. 우리종금은 지난해 결산배당으로는 1주당 20원을 결정했다. 당시 시가배당률은 2.2%로, 전년도 배당금(10원)과 시가배당률(1.8%)에 비해 상당히 올랐다. 꾸준히 배당은 늘어나는 추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이 현재로서 희망을 품을 만한 대목은 우리금융그룹 내 증권사와 관련한 전략 변화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 증권·보험사 M&A(인수합병)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은 타 금융지주와 달리 보험사와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실적 가운데 90% 이상을 우리은행이 책임지는 구조다. 우리금융 측에서도 "그룹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중·대형 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피력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 측과 기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우리종금이 메리츠종금의 선례를 밟기를 원하는 눈치다. 과거 메리츠종금이 메리츠종금증권으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동전주는 7000원대 알짜금융주로 급부상한 전례가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LS그룹의 품으로 들어간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래로 우리금융이 향후 인수에 나설 증권사에도 관심이 큰 분위기"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안타증권, 삼성증권 등이 (인수 후보로) 언급되며 기대감을 갖고 있을 테지만, 사실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추진은 올해도 성사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여타 신장 동력 또한 찾을 필요성이 대두하는 시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