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삼성생명 중징계로 경쟁사보다 1년 늦은 출발
차별화된 서비스나 특화된 서비스 내놓아야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삼성카드가 최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본인가를 신청하는 등 데이터 금융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쟁사보다 늦게 출발한 만큼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놓고 삼성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 모니모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서는 기존 경쟁사들과 동일한 서비스로 시장에 합류한다면 마이데이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준비로 분주하다. 지난달 28일 금융당국에 마이데이터 본인가를 신청했고, 지난달 17일에는 예비인가를 받았다.
삼성카드가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이유는 타 사보다 1년 늦게 시장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마이데이터는 2021년 12월 1일부터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지난해 1월 5일부터 전면 시행됐다.
반면, 삼성카드는 대주주 삼성생명이 받은 중징계로 신사업의 길이 막혔었다. 삼성생명이 법규를 위반한 사항에 대해 지난해 1월 금융당국의 종합검사와 심의를 거쳐 조치와 과징금을 부과받는 등의 징계를 받았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이 자신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관리·통제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정보를 신용이나 자산관리 등에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일련의 과정을 말한다. 개인 신용정보를 집중해 재무현황과 소비패턴을 분석해 금융상품을 추천해 주고 금융 소비자들은 마이데이터를 통해 각 금융사별 본인 정보를 통합 조회할 수 있다.
늦게 시작한 만큼 삼성카드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고객에게 맞춤형 혜택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삼성금융네트웍스의 모니모, 삼성카드 앱 등의 서비스가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카드는 지난 2월 금융위원회에 개인사업자 신용평가(CB)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개인사업자 CB 사업은 데이터 기반으로 소상공인 등의 신용을 평가하며 비금융 데이터 등을 활용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말 데이터 전문기관 예비지정을 받기도 했다.
마이데이터 진출이 늦어지면서 삼성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인 모니모도 운영 1년간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더팩트 DB |
마이데이터 진출이 늦어지면서 삼성금융계열사 통합플랫폼인 모니모도 운영 1년간 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에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관련 라이센스를 모두 획득하면 모니모의 성과를 위해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모니모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 삼성금융 계열사가 지난해 선보였던 플랫폼이다.
모니모의 실적은 기대치 이하였다. 삼성금융의 전체 고객수 2300만 명(중복 포함)에 달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모니모의 월간 앱 이용자 수(MAU)는 212만 명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의 '신한플레이'는 790만 명, 국민카드의 'KB페이'는 595만 명의 MAU를 각각 확보했다. MAU는 보통 금융플랫폼 기업들이 성장의 잠재가능성으로 보는 척도로 꼽힌다.
다만, 카드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카드가 기존 경쟁사들과 동일한 서비스로 시장에 합류한다면 마이데이터 접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이지만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관련) 차별화된 서비스나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고객들은 언제든 서비스를 이용할 것"이라면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쓰고 있는 고객들의 경우 이미 사용하던 금융 앱이 정해져 있고 삼성카드가 동일한 서비스를 내놓는다면 굳이 앱을 옮겨서 쓰지는 않을 것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자체가 아직 성장 중이고 고객들이 편의를 느끼기에 더 고도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