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한 달 넘게 미뤄진 전기요금 인상이 이르면 이번주 내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국민의 힘은 이날 또는 오는 11일 중 당정협의회를 열고 2분기 전기요금 인상폭을 논의할 예정이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은 당초 지난 3월 말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통상 다음 분기 전기요금은 매분기 시작을 앞두고 직전 월 재정산된다. 그러나 지난 1~2월 난방비 폭탄으로 인해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되자 정부는 발표를 연기했다.
당정은 요금인상에 앞서 한전의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을 요구해 왔다. 지난해 기준 적자가 32조 원에 달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국민의 동의를 얻기 위해선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자구안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한전은 지난달 말 부동산과 해외 투자 지분 등 불필요한 자산 매각을 통해 한전 본사가 14조 원, 자회사가 6조 원대 자금을 마련해 재정건전화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인건비 감축, 조직 인력 혁신, 에너지 취약층 지원과 국민편익 제고방안이 포함된 추가 대책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한전 자구책을 바탕으로 당정은 전기요금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요금 인상폭은 부담이 크지 않는 수준인 한자릿수가 될 것이 유력하다. 그동안 당정은 전기요금은 현재 ㎾h(킬로와트시)당 10원 이상, 혹은 10원 미만을 놓고 고심을 거듭해 왔고 최종적으로 ㎾h 7원 인상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 인상 수준으로 한전의 경영 정상화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은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올해 전기요금이 ㎾h 당 51.6원 인상돼야 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전은 지난 1분기에 ㎾h 당 13.1원을 인상했다. 2분기에 7원이 오르더라도 남은 3~4분기에 31.5원을 더 올려야 하나 여론의 반발을 고려하면 인상안을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재선 하나증권 연구원은 "누적 손실과 투자비 등을 감안했을 때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지 않아도 되는 요금 인상 폭은 20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동안 증권사들이 예상한 한전의 1분기 영업손실은 5조2990억 원이다. 지난해 4월부터 전기 요금이 올라 1분기 매출이 작년보다 32% 급증한 21조7272억 원으로 예상되나, 여전히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오는 가격보다 싸게 파는 구조 지속으로 인해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금과 같은 요금 수준이 지속될 경우 올해도 10조 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3년간 누적 적자는 5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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