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495억원,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했다. /더팩트DB

[더팩트｜문수연 기자] 녹십자가 연구개발(R&D)비 증가와 자회사 매출 감소로 수익성이 감소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녹십자는 신약개발 확대와 백신 사업 해외 진출로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지만 업계에서는 녹십자의 올해 연간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녹십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495억원, 영업손실 136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했으며 영업손실은 적자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221억 원으로 적자전환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4분기 22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녹십자는 일회성 R&D 비용이 발생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녹십자의 1분기 R&D 비용은 1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5% 증가했다. 지난 2월 미국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에서 혈액응고 관련 신약 후보물질을 인수하는 등 해외에서 신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며 R&D 지출 비용이 늘었다.

지난 3월에는 캐나다 소재의 아퀴타스와 체결한 지질나노입자(LNP, Lipid Nano Particle) 관련 개발과 옵션 계약을 통해 mRNA 독감백신 개발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LNP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 옵션을 행사하기도 했다.

또한 녹십자는 자회사 실적 부진으로 매출이 큰 폭 감소하고, 지난해 고환율로 매입한 원료의 판매 원가율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1분기 15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녹십자 자회사들 올해 1분기 매출이 37.2% 급감한 958억 원을 기록했다. 지씨셀과 녹십자엠에스의 코로나19 관련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지씨셀은 코로나19 검체검진 사업 호조로 지난해 1분기 매출 838억 원, 영업이익 361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녹십자엠에스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으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3.4%, 영업이익이 86%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 1525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녹십자 자회사들 올해 1분기 매출이 37.2% 급감한 958억 원을 기록했다. /GC셀

녹십자는 실적 개선을 위해 미국 FDA의 실사를 마친 면역글로불린제제(IVIG 10%) 미국 허가를 오는 6월 중 신청하고, 신약개발 확대와 백신 사업의 해외 진출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녹십자에 대한 증권가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삼성증권은 십자의 올해 연간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하향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조정했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IVIG-SN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가 예정돼 있으나 승인 시점은 연말 또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 모멘텀이 부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나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연결 자회사의 역기저 효과로 녹십자의 올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조68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백신 사업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당분간 연구개발(R&D) 비용의 증가가 예상된다"며 "올해 3분기까지는 고환율의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unsuyeon@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