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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보다는 협력"…업계 불황 속 맞손 잡는 건설사들
입력: 2023.04.21 13:31 / 수정: 2023.04.21 13:31

삼성·현대, '울산B-04' 재건축 사업 공동 참여
국내 대형 4개사, '샤힌프로젝트' 7조 원 수주


건설사들이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한 사업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재개발 아파트 현장 모습. /남윤호 기자
건설사들이 경쟁 대신 협력을 통한 사업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서울의 한 재개발 아파트 현장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건설경기 불황 속에서 건설사들이 경쟁보다는 협력을 택하고 있다. 대규모 프로젝트뿐 아니라 국내 도시정비 사업까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입찰하는 모습이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은 지난 14일 '울산B-04 재개발 사업'에 입찰제안서를 제출하고 300억 원의 입찰보증금을 함께 납부했다. 사업은 경쟁입찰 대신 '삼성현대사업단'을 구성해 공동으로 참여한다.

울산 B-04 재개발은 울산 중구 교동 일대 대지면적 17만2297㎡에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단지는 지하4~지상29층, 55개동, 4080가구 규모의 초대형 공사다. 지난해 말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컨소시엄 불가 방침을 고수했던 조합의 입장에 따라 경쟁입찰을 펼칠 예정이었다. 그러나 막상 입찰에는 양사 모두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유찰이 이어지자 조합이 컨소시엄을 허용했고 올해 초 조합의 제안을 받아들여 삼성현대사업단이 꾸려졌다. 이달 30일 총회에서 조합원 동의를 거치면 양사는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해 대형 건설사들이 힘을 모으기도 한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에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DL이앤씨 등 10대 건설사 가운데 4개 업체가 함께 참여한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 원을 투자해 울산 지역에 에틸렌(EL)과 폴리에틸렌(PE)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공사는 총 세 개의 패키지로 나뉜다. 현대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와 스팀 크래커·TC2C 설비를 건설하는 패키지1을 수행한다. 롯데건설은 현대엔지니어링과 HDPE(고밀도 폴리에틸렌), LLDPE(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생산설비와 자동화 창고 등을 설치하는 패키지2를 담당한다.

(왼쪽부터)이순걸 울주군수, 유법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이재훈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 노정환 울산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난 9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왼쪽부터)이순걸 울주군수, 유법민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산업정책국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이재훈 에쓰오일 이사회 의장, 박주선 대한석유협회 회장, 노정환 울산지방검찰청 검사장이 지난 9일 샤힌 프로젝트 기공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건설

샤힌 프로젝트의 국내 4개 건설사 수주액은 7조4230억 원 규모다. 이는 총 9조2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 중 에쓰오일 지분 1조8000억 원을 제외한 금액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2조3890억 원 규모의 지분을 챙겼다. 양사의 비중은 각각 32.2%, 총 약 65%다. 이외에 DL이앤씨가 1조4120억 원으로 19.0%, 롯데건설이 1조 2330억 원으로 16.6%를 차지한다.

컨소시엄 주간사인 현대건설 관계자는 "협력을 통해 이번 샤힌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향후에도 대형 석유화학플랜트 사업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은 다양한 연구개발에도 협력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SK에코플랜트는 초소형모듈원전(MMR) 전문 기업 미국 USNC와 협력해 탄소배출 없는 수소 생산을 위한 연구개발에 참여한다. 양사는 전날 3자간 업무협약(MOU)을 통해 향후 5년 간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수소 생산 체계 구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건설로봇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협력한다. 양사는 지난 11일 MOU를 맺고 건설 로봇의 기술 경쟁력 제고와 산업 네트워크 확장을 추진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뿐 아니라 국내 주택사업에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경쟁에 따른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사업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며 "건설경기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업계 내부적으로 협력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몇년간은 과거처럼 치열한 수주경쟁은 쉽게 펼쳐지지 않을 것"이라며 "주택정비사업만 봐도 지난해부터 경쟁입찰이 크게 줄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에서도 '원팀 코리아'를 구성하는 등 협력을 독려하는 추세"라며 "국내에서는 경기 전반이 좋지 않아 경쟁하면서까지 수주할 조건의 사업이 없는 것도 이같은 추세에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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