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전기차 구매 시 '가격', '보조금'이 핵심 요인"
"소수 생존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구조 개편될 수도"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수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더팩트 DB |
[더팩트 | 서재근 기자] 미국의 테슬라와 중국의 BYD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수 기업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한자연)은 17일 발표한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최근 테슬라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과 BYD, 폭스바겐 등의 보급형 소형 전기차 모델 출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완성차 업계는 가격경쟁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보고서는 국내외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가장 크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차량 가격과 구매보조금 등 '경제적 요소'를 꼽으면서, 환경 친화성을 우선 고려한 전기차 초기 시판 당시와 달리 현재 전기차 보급단계에서는 내연차 대비 전기차의 상대적 가격이 소비자 구매 결정과 전기차 보급 확산에 더욱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달라진 시장 환경에 발맞춰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모델 3'와 '모델 Y'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가격 인하를 단행했고, 포드와 루시드, BYD, BMW 등도 미국과 중국 등에서 가격 인하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완성차 업체들이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펴는 것과 관련해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동시에, 수년 내에 현실화될 주요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폐지·삭감 계획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17일 발표한 '전기차 가격경쟁 시대의 시작' 산업분석 보고서에서 기존 전기차 모델에 대한 가격 인하 외에도 보급형 소형 전기차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자동차연구원 |
아울러 보고서는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자동차를 선호하는 유럽 등에서 소형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존 전기차 모델에 대한 가격 인하 외에도 보급형 소형 전기차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보고서는 배터리 셀 가격 인하와 공급망 확보 등을 목적으로 광산, 채굴기업 등 원자재 조달 분야에 직접 투자하거나 배터리 업체와 합작공장을 세워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계획을 세우는 완성차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보고서는 가격경쟁 심화로 단기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대당 판매 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소수의 생존 기업 위주로 전기차 시장 구조가 개편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테슬라의 경우 최대 20%에 달하는 가격 인하를 통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이 전 분기 대비 4% 늘어난 약 42만 대를 기록했지만, 매출액은 약 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임현진 한자연 선임연구원은 "가격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더욱 확대되고, 일부 전기차 스타트업은 존폐 위기에 처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도 높다"며 "각종 비가격 경쟁요소에 집중하면서 정교한 제품차별화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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