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도 실적 전망치로 몸값 책정해 논란
공모가 최대 1만5500원·17~18일 일반청약
마이크로투나노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일정과 향후 비전에 대해 밝혔다. 사진은 기업설명에 나선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 /여의도=박경현 기자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우리는 올해를 기점으로 DRAM(디램) EDS용 프로브카드 국산화, 메모리보다 큰 시장이 존재하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외형을 확장할 것입니다"
황규호 마이크로투나노 대표이사는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IPO(기업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회사를 향한 고평가 논란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2000년에 설립된 마이크로투나노는 반도체 성능을 테스트하는 프로브카드 제조업체로, MEMS(이하 멤스)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프로브카드에 멤스 기술을 접목시켰으며, 특히 낸드플래시(NAND Flash) 테스트용 프로브 카드를 개발해 수율 관리와 협피치(fine pitch, 좁은 간격) 형성이 용이하도록 만들었다.
또한 디램 WFBI(Wafer Burn In)용 프로브카드와 압력센서, 마이크로니들 등 멤스 기술을 접목시킨 다양한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회사는 이번 IPO 일정을 진행하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였다. 반도체 업황이 부진을 겪고 있는데 2025년도 실적 전망치를 기준으로 몸값을 책정한 탓이다. 현재 책정된 예상 시가총액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1만5500원) 기준 최대 917억 원이다.
이는 2025년 순이익 추정치(99억6000만 원)에 비교기업 평균 주가 수익비율(PER) 11.69배를 적용한 뒤 할인율 21.2%를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마이크로투나노는 흑자 기업임에도 신생 스타트업 등 현재 순이익이 없어 불가피하게 미래 실적 전망치를 활용해야 하는 적자 기업들의 몸값 산출 방법을 따른 것이 논란이 됐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회사들의 실적이 최근 하향세로 접어든 데다 업황 부진 또한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95.6%(지난해 기준)며,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 규모를 올해 대비 50%가량 줄이겠다는 입장을 밝혀 발주량 감소 위기가 가시화된 상황이다.
황 대표는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이날 간담회에서 "(매출이 나는 곳이) 낸드플래시라는 품목과 소수 고객으로 너무 치우쳐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은데 현재 반도체 업황과 여러 특성을 생각하면 그 부분이 그렇게 크게 리스크가 없다고 보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를 기점으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그중에서도 CMOS(시모스) 이미지센서 제품을 비메모리제품과 디램이라는 제품으로 다각화함과 동시에 고객을 다변화하고자 한다"며 "고객 다변화의 첫 번째 타깃은 중국시장이며 진출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 반도체를 넘어선 의료기기나 자동차형센서를 필두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회사는 올해 400억 원의 매출과 53억 원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는 2025년은 800억 원 수준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총 공모 주식수는 100만 주,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1만3500~1만5500원이다. 총 공모금액은 135억~155억 원이다. /마이크로투나노 |
마이크로투나노는 디램 EDS(Electric Die Sorting)용 프로브 카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황 대표는 "EDS용 프로브 카드의 경우 해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산화에 성공할 경우 신규 분야에 대한 매출 증대뿐만 아니라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 가운데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마이크로투나노는 상장을 통해 확보한 공모 자금을 신규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생산설비 확충과 연구개발 자금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황 대표는 "멤스 기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시작했고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분야의 상용화를 성공했다. 특히 반도체 테스트 분야에서 15년 이상 국내 종합반도체사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국내 반도체산업에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저희 기술력으로 해외시장을 독점하는 비메모리반도체 사업에 대한 확장과 반도체 영역을 넘어선 다양한 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그 성장 가능성이 매우 무한하다고 본다"며 "반도체부품 회사가 아니라 멤스 전문기업으로, 글로벌하게 거듭날 회사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0.6% 증가한 414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2억8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57억9000만 원으로 각각 28.5%, 37.6% 증가했다.
마이크로투나노의 총 공모 주식수는 100만 주, 1주당 공모 희망가액은 1만3500~1만5500원이다. 총 공모금액은 135억~155억 원이다.
이날부터 11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오는 17~18일 일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한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