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20억 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은 임원이 5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원영 기자] 지난해 보험업계에서 20억 원 이상 고액 연봉을 받은 임원은 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급여를 제외한 상여금만 20억 원을 넘긴 경우도 있어 보험사들이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소득을 뺀 보험사 임원의 연봉은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이 29억43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이 24억 원, 김종민 메리츠화재 부사장이 23억2000만 원, 이범진 메리츠 화재 부사장이 22억5000만 원,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이 20억3200만 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김종민 부사장의 경우 급여는 2억4000만 원에 그쳤으나 상여는 20억6000만 원으로 업계에서 상여금 최다 기록을 세웠다. 정몽윤 회장은 급여 8억6500만 원에 상여 20억3800만 원을 받았다.

이범진 부사장은 급여 2억4000만 원에 상여 19억8000만 원, 김용범 부회장은 급여 7억1000만 원에 상여 16억6000만 원으로 20억 원에 육박하는 상여를 챙겼다.

메리츠화재 김중현 전무는 연봉 17억8000만 원으로 전무급 중 업계 최고 연봉을 받았다. 급여는 1억9000만 원이었으나 상여가 15억7000만 원으로 많았다. 메리츠화재가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8683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하며 임직원에게 연봉의 최대 60%까지 성과급을 지급한 데 따른 것이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을 빼면 메리츠화재 임원들이 대형 생·손보사를 누르고 업계 최고 연봉자들로 부상했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바탕으로 막대한 성과급을 지급했다. 삼성화재는 연봉의 47%를, DB손해보험과 삼성생명은 각각 연봉의 41%, 23%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KB손해보험은 월 상여금 기준 55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다.

홍원학 삼성화재 대표이사는 지난해 상여금 9억4600만 원을 포함해 연봉 17억6400만 원,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는 상여금 6억1000만 원 등 연봉 15억96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이밖에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이사가 연봉 11억6000만 원, 김정남 DB손해보험 대표이사가 10억9800만 원,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이사가 7억9300만 원, 성대규 신한라이프 대표이사가 7억4200만 원,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가 7억2200만 원,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가 7억1600만 원, 변재상 미래에셋 사장이 6억6000만 원을 받았다.

한편 지난해 보험업계 직원 평균 연봉 1위는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로 1억5700만 원이었다.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보험사는 삼성화재(1억3600만 원), 신한라이프(1억2400만 원), 메리츠화재(1억2000만 원), 현대해상(1억1100만 원), 농협생명(1억1000만 원), KB손해보험(1억800만 원), 교보생명(1억500만 원), 농협손해보험(1억100만 원), 미래에셋생명(1억 원) 등이었다.

금감원은 올해 금융 시장 불안을 대비해 보험사에 손실 흡수능력 확충 등 자본 건전성 강화를 주문하고 일부 보험사를 대상으로 임원 성과급 체계 점검도 벌이며 과도한 지급 자제를 유도하고 있다.

보험사의 성과급이 이익 대비 과도한 측면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익을 많이 낸 대형 보험사 위주로 현황 파악에 나섰으며 사회공헌 적정성 여부 등도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won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