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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해라, 정관 변경해라"…KT 주총, 노조·소액주주 목청 높여(영상)
입력: 2023.03.31 14:04 / 수정: 2023.03.31 15:43

주총 앞두고 사외이사 후보 3인 사퇴
경영정상화 두고 소액주주·주주 등 목소리
비상경영체제 5개월 예상


KT 주주들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최문정 기자
KT 주주들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최문정 기자

[더팩트|최문정 기자] KT가 31일 사상 초유의 '직무대행' 주주총회(주총)를 치렀다. 주총을 앞두고 대표이사 후보와 사외이사 후보가 줄사퇴가 이어지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주총 현장은 노조원들과 소액주주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KT의 제41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 앞은 오전 7시 30분부터 고성이 오갔다.

KT 노조 산하 KT전국민주동지회와 KT노동인권센터는 "경영은 엉망진창, 연봉은 수십억 원, 비리연루 경영진 퇴진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입장 시작 시각인 8시를 앞두고 주주들이 늘어나자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KT 소유·지배구조 혁신을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며 "공공재에 걸맞은 공적통제가 가능한 소유지배구조로의 전환이 너무나 지당하며, 비상경영위원회는 이러한 통신공공성 인식이 확고한 인사들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KT주주가 31일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주주확인석으로 향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한 KT주주가 31일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 참석을 위해 주주확인석으로 향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주총 시작 직전 전해진 KT 사외이사 후보 3인의 사퇴 소식에 기다리던 주주들 사이에서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당초 이날 주총 안건에는 대표이사 윤경림 선임의 건,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등 사외이사 재선임의 건은 해당 후보들이 주총 전 모두 사퇴하며 자동으로 폐기됐다. 윤 전 후보자가 추천한 송경민 KT SAT 대표와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역시 폐기됐다.

이번 주총에서 사상 최악의 리더십 공백 사태를 맞은 KT의 향후 경영 방향이 공유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좋은 주총 자리를 요구하는 소액주주와 관리자와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주주는 "(주총 경과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A구역으로 자리를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KT 측은 "좌석 배치는 현장 도착 순서대로 안내했으며, 현재 A구역 좌석은 가득 찼기 때문에 (주총 생중계를 볼 수 있는) B구역으로 가야한다"고 설명했다.

KT주주들이 31일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주주확인표를 발급 받고 있다./최문정 기자
KT주주들이 31일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주주확인표를 발급 받고 있다./최문정 기자

그 무렵 주총장 내부도 KT새노조,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운영자 등이 참석해 발언을 이어갔다. KT 대표 직무대행 겸 이번 주총 의장을 맡은 박종욱 경영부문장 사장의 목소리가 여러 차례 묻힐 정도였다.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은 발언권을 얻어 "완전 민영화가 된 사기업에 지금 정치권에서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행태는 정말 말도 안 된다"며 "회사의 빠른 정상화를 위해 낙하산 반대 특별 결의를 제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윤경림 후보 대표 선임을 지지하며 결성된 KT주주모임 운영자는 "외부 외압이 민영화된 기업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일어난다는 것에 개인 주주들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다"며 "비전문가인 정치권 인사들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관에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박 직무대행은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한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신속한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주들을 달랬다.

이어 "KT는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한번 도약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KT 주주총회 순서지에 제 1호 의안으로 상정됐던 대표이사 선임의 건이 윤경림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안건 폐기됐다는 안내가 나와있다. /최문정 기자
KT 주주총회 순서지에 제 1호 의안으로 상정됐던 대표이사 선임의 건이 윤경림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안건 폐기됐다는 안내가 나와있다. /최문정 기자

그러나 KT의 경영 정상화까지는 최소 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 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초 8명의 이사진으로 출발했던 KT 이사회는 현재 김용헌 사외이사 1명만이 남아있다. KT 정관에서는 이사회의 최소 정족수를 3명으로 규정하고 있어 원칙상 정상적인 기능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KT는 "재선임 대상인 이사 3인이 후보 사퇴를 결정해 해당 주총 안건이 폐기됐지만, 상법에 따라 신규 사외이사 선임 시까지 이사직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사회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KT는 앞으로 5개월 동안 두 번의 임시 주총을 열어 이사회 멤버와 대표이사를 새로 뽑아야 한다. 먼저 주총을 열어 이사회를 구성한 뒤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대표이사 후보를 뽑아 주주들에게 찬반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KT 주주들이 31일 정기 주주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KT 주주들이 31일 정기 주주총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최문정 기자

우선 KT는 박 직무대행을 포함한 주요 경영진으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전사 경영과 사업 현안을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 가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지배구조를 개편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주총의 남은 안건인 △제41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개정 등 총 4개 안건을 원안대로 승인됐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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