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취업 불승인'으로 사내이사 제외
10대 건설사 中 여성 사외이사 '최다'
28일 대우건설이 정기 주주총회를 소집하고 김보현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주총에 참석한 백정완 대표이사 모습. /대우건설 |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대우건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취업 불승인' 통보를 받아 후보에서 제외했던 김보현 대우건설 총괄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이와 함께 여성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고 보상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위한 안건도 의결했다.
대우건설은 28일 오전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회사에 따르면 주총에는 백정완 대우건설 대표이사를 비롯해 1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그룹 측에서는 이번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주총에서는 김보현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포함해 '이사 선임 및 임기 결정의 건'을 의결했다.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임기는 3년이다.
김 부사장은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딸 정향미 씨의 남편이다. 그동안 대우건설 인수단장으로서 인수·합병(M&A) 관련 실무를 총괄해 왔고, 올해부터는 총괄부사장을 맡고 있다. 이번 총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대우건설에서 주요 직책을 담당할 가능성이 높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2월 대우건설 인수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대우건설은 인수 직후인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보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직자윤리위원회에서 김 부사장이 '취업 불승인' 통보를 받으면서 사내이사 후보에서 제외했다.
김 부사장은 지난 2020년 4월 공군 준장으로 퇴역했다. 이에 따라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 취업심사대상자로서 심사를 받았다. 대우건설이 군 관련 공사도 맡고 있어 당시 불승인 통보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대우건설의 경우 중흥에서는 경험이 없었던 헤군 잠수함기지, 공군기지 등 군공사를 맡고 있어 지난해 김 부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제한이 있었다"며 "올해부터 김 부사장이 취업심사 대상자에서 풀리며 계획했던 사내이사 선임을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안성희 카톨릭대학교 회계학과 부교수를 두번째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최지혜 기자 |
이날 회계·재무 전문가인 안성희 카톨릭대학교 회계학과 부교수도 대우건설의 두번째 여성 사외이사에 올랐다. 안 이사는 감사위원도 겸할 예정으로, 감사위원회의 전문성 제고와 기능 강화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대우건설 사외이사 6명 중 여성은 기존 1명(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변호사)에서 2명으로 늘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 중 여성 이사를 2명 이상 선임한 곳은 대우건설 뿐이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이사회 내 보상위원회를 신설하고, 이사회 소집 절차를 개선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도 의결했다. 보상위원회가 신설되면 성과에 기반한 연봉과 인센티브 검토가 이뤄지게 된다.
앞으로 대우건설은 이번 주총을 시작으로 △이사회 평가제도 신설 △사외이사·최고경영자 후보군 관리 개선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규정과 정관 변경,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통해 ESG 경영 중 지배구조 부문 강화에 힘을 쏟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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