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지난해 평균 급여 1억5000만 원 넘어
실적 개선 영향…"앞으로 더 오를 수도"
CEO 연봉 1위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회사로부터 22억1009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정유 업계 최고경영자 가운데 연봉 1위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지난해 고유가와 정제마진 초강세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정유사들의 직원 평균 급여가 1억500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의 경우 가파르게 올라 1억7000만 원을 기록, 평균 연봉 2억 원 문턱에 가까워졌다. 정유사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연봉이 가장 높은 인물은 GS그룹 오너가 4세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었다.
28일 정유사들이 공시한 2022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평균 연봉은 에쓰오일, SK에너지, GS칼텍스 모두 1억5000만 원 이상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이 1억7107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SK에너지 1억5700만 원, GS칼텍스 1억5397만 원 순으로 나타났다. SK에너지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 직원들은 평균 1억5300만 원을 받았다.
에쓰오일, SK에너지, GS칼텍스의 2021년 평균 급여는 각각 1억1478만 원, 1억3100만 원, 1억551만 원 등이었다. 1년 만에 에쓰오일과 GS칼텍스는 각각 49%, 45.9%나 올랐고, SK에너지는 19.8% 오른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22년도 사업보고서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다른 정유사들과 비슷한 급여 상승 흐름을 보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실적이 부진했던 2020년보다 2021년에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유4사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총 5조1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2021년 7조2000억 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업계에서는 급여 고공 행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유가와 정제마진 초강세로 지난해 4사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 순으로 SK이노베이션 3조9989억 원(전년 대비 129.6% 상승), GS칼텍스 3조9795억 원(97% 상승), 에쓰오일 3조481억 원(59.2% 상승), 현대오일뱅크 2조7898억 원(155.1% 상승) 등이다. 호실적에 따라 회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기본급 1000% 이상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에쓰오일, SK에너지, GS칼텍스 등 정유사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급여는 1억500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락 기자 |
업계 관계자는 "정유 업계가 다른 업계보다 급여가 많은 편에 속한다"며 "지난해 4분기부터 사업 환경이 좋지 않지만, 그동안의 성과를 고려했을 때 직원 대우는 최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유4사 CEO 가운데 연봉 순위 1위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으로 확인됐다. 그는 지난해 급여 12억8556만 원, 상여 9억2452만 원 등 총 22억1009만 원을 수령했다. 2021년, 급여로만 9억9088만 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증했다. 아버지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은 급여로 10억9657만 원을 받았다.
GS칼텍스는 허세홍 사장의 급여에 대해 "임원 인사 관리 규정에 따라 지급했다"며 "기본 연봉에 역할급, 무재해 포상금 등 기타 금액이 더해졌다"고 밝혔다. 상여에 대해선 "당기순이익 등으로 구성된 계량지표와 국내외 경제·경기 상황, 경쟁사 대비 성과, 위기 대응 능력, 단기·중장기 전략 실행도 등으로 구성된 비계량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연봉 순위 1위였던 조경목 SK에너지 사장은 지난해 21억26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 11억8000만 원, 상여 9억3800만 원이다. 연봉 순위는 한 단계 내려왔지만, 2021년 연봉 10억7800만 원보다는 2배 가까이 늘었다. SK에너지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정제마진 운영과 마케팅 수익 구조 개선 활동을 지속했다"며 "석유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한 점, ESG 경영을 적극 펼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지난해 총 10억1400만 원을 받았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CEO들의 보수가 구성원 중 1위였던 다른 기업과 달리 알 카타니 CEO는 5위에 오른 것이다. 지난해 에쓰오일에서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인물은 조영일 전 수석부사장으로, 퇴직소득 22억3842만 원을 포함해 총 30억1076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보수 지급액 2~4위 역시 10억 원 정도의 퇴직금을 받은 직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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