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출범…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
수소 에너지 사업 적극 투자…국내·외 파트너십 강화
국내 화학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황기에 직면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화학사업에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롯데케미칼을 글로벌 화학사로 발돋음 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박지성 기자] 화학업계는 지난해 코로나 19로 인한 중국 봉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불황기에 직면했다. 올해도 중국이 석유화학산업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수입량을 줄이는 등 국내 화학업계의 불황기는 지속되고 있지만 롯데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화학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가 화학부문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의지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새로운 롯데를 만들자"라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히든카드로 롯데케미칼을 낙점해 글로벌 화학사로 발돋음 하기 위한 전략을 펼쳐나가고 있다.
20일 화학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동박 업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완료하는 등 화학 부문에서 본격적인 투자를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전통적인 화학 사업에서 벗어나, 미래 핵심 성장 사업인 배터리 소재 사업에 뛰어들며 배터리 시장 주도권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14일 전북 익산 공장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일진머티리얼즈의 새로운 사명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로 정하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에는 김연섭 롯데케미칼 전략기획본부장(CSO)이 선임됐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롯데그룹 화학군 전지소재사업 사업 역량을 높여 회사와 고객, 주주의 가치 향상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결정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국내 메이저 동박 생산 기업으로 지난해 1~3분기 동안 매출 5582억 원, 영업이익 697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외 글로벌 배터리 회사와 장기 공급계약 등을 맺고 있어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익적인 부분에서도 긍정적이다.
또한 한국과 말레이시아 생산기지를 통해 연간 6만 톤인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 동박 업체 중 최고 생산 능력으로 앞으로 아시아, 스페인 및 미국 거점을 통해 생산능력을 오는 2027년까지 23만 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전지소재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연간 매출 5조 원 달성을 목표로 잡았으나 이번 인수로 목표를 조기 달성하고 2030년 매출 규모는 7조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불황기에도 불구하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와 더불어 수소 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는 등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더팩트 DB |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사업과 더불어 수소 에너지 사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수소에너지 사업에서는 2030년까지 총 6조 원을 투자해 120만 톤 규모의 청정수소를 생산하고 이를 유통·활용해 매출 5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현재 국내 수요 증가에 대비해 적극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며, 국내·외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글로벌 암모니아 생산기업인 미국 CF인더스트리스와 함께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사업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타당성 조사와 수요 분석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정하고 미국 내 청정 암모니아 생산투자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독일 에너지기업 RWE,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미국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 항 지역 내 청정 암모니아(블루·그린) 생산·수출 프로젝트를 위한 공동 연구 협약을 체결했으며, 미국 톨그래스사와 국내 청정 암모니아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2030년 첫 생산을 시작으로 최대 1000만 톤의 청정 암모니아를 단계적으로 생산하며 공동 출하 설비를 통해 아시아 및 유럽으로 암모니아를 수출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에서는 글로벌 청정 수소·암모니아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글로벌 수소·암모니아 유통망 확대를 위해 이토추·스미토모·미쓰비시 등 일본 상사들과 인프라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으며, 암모니아 혼소 발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한국전력 및 발전공기업들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신 회장이 롯데케미칼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이유로는 국내 경영 수업을 롯데케미칼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 장남인 신유열 상무가 일본 롯데케미칼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어 자연스레 화학 사업에 더욱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2030년 매출 50조 목표 달성을 위해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와 사업 체질 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미래 비전 달성을 위한 신사업 투자를 속도감 있게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