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이 유동성 위기로 UBS에 인수된 크레디트스위스(CS)에 주식과 채권 등 약 21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원영 기자] 국민연금이 최근 파산하거나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글로벌 은행 주식을 모두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파산한 시그니처은행 주식은 35억 원(이하 지난해 말 기준), 다른 파산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 주식과 채권은 1389억 원, 유동성 위기로 UBS에 인수된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 채권에는 1359억 원을 보유해 모두 2783억 원에 이르는 금액이 손실 위기에 처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실이 국민연금공단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말 기준 위탁운용사를 통해 투자한 CS 채권 1359억 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CS 채권은 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총투자액의 약 0.21%에 해당하는 규모다. CS 주식에도 732억 원을 투자했으나 국민연금은 올해 들어 대부분 처분했다고 밝혔다.

세계 9대 투자은행(IB)이자 스위스 2위 은행인 CS는 최근 재무구조 악화와 더불어 미국 SVB 파산 여파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기설에 휩싸였다. 이에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가 CS를 3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며 급한 불을 껐다. CS의 모든 주주는 22.48주당 UBS 1주를 받게 된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CS의 주당 가격은 1.86 스위스 프랑이었다.

국민연금은 최근 파산한 다른 은행인 SVB의 주식과 채권도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1389억 원 보유했다. 주식 1218억 원, 채권 171억 원 등이다. SVB는 주가가 작년 말 대비 반토막 수준인 106.04달러까지 떨어진 뒤 거래 정지됐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최근 파산한 뉴욕주 시그니처은행 주식도 280만달러(약 35억 원)어치를 갖고 있었다.

가상자산 전문 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은 SVB 폐쇄 이틀 만인 12일 같은 운명을 맞았다. 지난 8일부터 시작된 SVB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했고 미 당국은 금융시장 위기를 우려해 은행 폐쇄를 결정했다.

투자는 전액 위탁투자 방식으로 운용됐다. 시그니처은행의 주가는 작년 연말 115.22달러였지만 70달러까지 떨어진 뒤 거래정지됐다.

국민연금이 공시한 2021년 연말 기준 시그니처은행 주식 보유액은 한화로 62억 원이었다. 당시 주가는 323달러선으로 최근 거래정지 시점보다 4배 이상 높다.

시그니처은행은 거래 정지 조치에 따라 매도 등 단기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연금은 미국 정부의 대책 등에 따라 거래 재개될 경우를 대비해 모니터링 및 대응을 위탁운용사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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