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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구속 이어 이수일 소환…한국타이어 사법리스크 최고조
입력: 2023.03.20 12:00 / 수정: 2023.03.20 12:00

'계열사 부당 지원' 이수일 대표 소환
조현범 구속 이어 또? '경영 마비' 위기감↑
노조 갈등·공장 화재까지…흔들리는 한타


검찰이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해 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사진은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주변 아파트를 뒤덮는 모습. /박헌우 기자, 한국타이어
검찰이 계열사 부당 지원과 관련해 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사진은 대전시 대덕구 목상동 한국타이어 공장 화재로 발생한 연기가 주변 아파트를 뒤덮는 모습. /박헌우 기자, 한국타이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약 3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돼 '오너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이수일 한국타이어 대표마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라 '경영 마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조와의 갈등 장기화, 대전공장 화재로 인한 제품 생산 차질 등에 이어 계속되는 사법리스크까지, 한국타이어가 겹악재 수렁에 빠진 모습이다.

20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최근 이수일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월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노조)가 이수일 대표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관련 내용을 수사하고 있으며, 노조는 이수일 대표가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해 오너 일가에 이익을 몰아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수일 대표는 2014~2017년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배당금 등)이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에 흘러 들어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현범 회장이 29.9%, 그의 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이번 이수일 대표 소환으로 한국타이어 내부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조현범 회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수일 대표까지 검찰에 소환되는 등 사법리스크로 인해 경영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수 있어서다. 조현범 회장은 이번에 문제가 된 MKT 부당 지원 혐의를 포함해 2020~2021년 현대자동차 협력사 리한의 경영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회사 박지훈 대표와의 개인적 친분을 앞세워 MKT 자금 130억 원가량을 빌려줘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와 비슷한 시기 회삿돈을 집수리,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한 개인 비리 혐의 등으로 지난 9일 구속됐다.

조현범 회장의 구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2019년 11월 한차례 구속 수감된 경험이 있다. 당시 조현범 회장은 하청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받아 수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계열사 자금을 빼돌려 2억 원 상당의 돈을 챙긴 혐의도 있었다.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고, 조현범 회장은 2020년 11월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영장심사 후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헌우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이 지난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법원은 영장심사 후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헌우 기자

이수일 대표를 포함해 한국타이어를 향한 검찰의 칼날이 더 날카로워진다면, 회사는 '경영 마비' 위기에 내몰릴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의사 결정을 내릴 컨트롤타워가 무너지는 셈이다.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회장이 구속된 이후 이수일 대표 중심으로 사실상 비상 경영에 들어간 상태로, 향후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한국타이어는 "기업 경영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그룹 리더십 공백으로 인해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지연 등 신성장 동력 개발의 위축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시기적으로도 사법리스크가 고조된 건 위기관리 측면에서 상당히 좋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적으로 겹악재가 쌓이며 대응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설명이다. 먼저 한국타이어는 노조와의 갈등이 장기화되며 경영상 큰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요구하며 지난해부터 대전과 금산 공장 등에서 게릴라 파업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12일 대전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조현범 회장이 구속된 지 3일 만에 불거진 대형 악재로, 물류창고에 보관돼 있던 타이어 21만개가 불에 탔다. 결국 한국타이어는 생산 중단 결정을 내렸으며, 생산 재개 시점은 불투명하다. 특히 추후 화재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공장 관리에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날 경우 책임론이 고조될 가능성도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타이어 소방 시설 자체 점검 실시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 공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 169건, 하반기 71건의 불량 사항이 드러났다. 정우택 의원은 "화재 당시 소방 시설이 정상 작동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조현범 회장 부재로 인해 화재 수습은 이수일 대표가 책임지고 있다. 이수일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화재 수습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지역 사회 피해 복구를 위한 조치를 강구하겠다. 경영진을 포함한 전 임직원은 조속한 복구를 통한 지역 사회 회복과 안정에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오는 29일 예정된 한국타이어 정기 주주총회 현장은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들이 조현범 회장의 구속과 대전 공장 화재 등 겹악재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 주총장 외부에서는 노조가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태와 관련해 '조현범 회장 퇴진 투쟁'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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