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판 IRA 발표…단기 상승 기대감 소실
외국인 '팔자' 전환…업계 "과열 우려"
17일 오전 11시 8분 에코프로는 전일보다 9.82%(4만3000원) 하락한 39만5000원에 거래됐다. 에코프로비엠은 7.18%(1만5500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4.11%(2900원) 내려 각각 20만500원, 6만7600원을 나타냈다. /에코프로비엠 홈페이지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 들어 300% 가까이 급등해 질주를 이어오던 에코프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섰다. 시장은 단기적 상승 재료 소실로 차익실현에 나선 가운데, 이대로 급락세가 이어질지 향방에 시선이 모인다.
17일 오전 11시 8분 에코프로는 전일보다 9.82%(4만3000원) 하락한 39만5000원에 거래됐다. 에코프로비엠은 7.18%(1만5500원), 에코프로에이치엔은 4.11%(2900원) 내려 각각 20만500원, 6만7600원을 나타냈다.
세 종목은 올해 초부터 급등을 거듭하며 주가가 치솟았다. 에코프로는 16일 종가(43만8000원) 기준 올해 초(1월 2일)대비 298.18% 상승했다. 에코프로비엠은 131.26%, 에코프로에이치엔은 56.66% 뛰어올랐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주 상승세까지 힘입어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날 세 종목의 약세는 단기 급등 과열에 따른 하락으로 분석된다.
유럽판 IRA(인플레이션 감축법)이라 불리는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이 공개되자 그동안 기대감을 상승시켜 온 재료가 소멸됨에 따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발표한 CRMA에 따르면 EU는 향후 리튬, 희토류 등 첨단산업에 필요한 핵심원자재 수급을 다변화하고 EU 내 생산 역량을 강화할 계획을 밝혔다. 2030년까지 EU 연간 소비량의 65% 이상을 단일한 제3국에 의존하지 않도록 수입을 다변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읽히고 있다.
초반 상승세에 힘을 보탰던 외국인 수급도 빠지고 있다. 전날 외국인은 에코프로에 대해 1601억 원을,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을 각각 1019억 원, 139억 원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2차전지 분야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실적 대비 에코프로그룹의 주가는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더팩트 DB |
이날 급락이 에코프로그룹주의 내리막길 초입부가 될지 계속 오를지를 두고 시장 이목이 집중된다.
에코프로그룹주를 둘러싸고 단기 급등 과열에 따른 우려는 계속해 커지는 분위기다. 주가가 하락할 것을 예상한 투자자들의 공매도 거래금액도 최근 높게 치솟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 일평균 공매도금액은 지난 1월 1조2000억 원이었으나 이달 들어 2조5000억 원을 기록해 2배 이상 증가했다. 코스닥 대차거래잔고금액 2위인 에스엠(5924억 원)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흘러나왔다. 2차전지 분야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실적 대비 에코프로그룹의 주가는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양극재 시장이 더 성장할 수 있지만 당장 리튬·수산화리튬 가격이 많이 하락하면서 단기 실적 부담이 커졌다"며 "그간 공매도로 있던 잔액들에 대한 숏커버링 물량이 나오며 상승 폭이 더해지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지난달 증권가가 제시한 목표 주가를 한참 넘어섰다. 2월 중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제시했던 증권사 12곳의 평균 목표가는 15만8000원 수준으로, 현 주가(20만 원대)와 4만 원가량 괴리가 있다.
반면 일각에선 현재보다 주가가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세계 전기차 전지용 양극재 시장 점유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주가를 25만 원으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은 밸류에이션 매력도에 대한 판단으로 목표주가 21만 원을 제시했다.
pkh@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