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주가, 장중 16만 원대서 11만 원대로 하락
개인, 카카오 공개매수 응할까…안분배정 가능성도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은 전날 전일보다 1.56%(1800원) 하락한 11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M엔터테인먼트 |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의 경영권을 둘러싼 카카오와 하이브의 '쩐의 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에스엠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분쟁 기대감'으로 주가가 고공행진 할 때 에스엠에 올라탔던 개인투자자들은 새로운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에스엠, 11만 원대로 낙하…업계 "당분간 상승 여력 없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전날 전일보다 1.56%(1800원) 하락한 11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스엠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마쳤다. 하이브와 카카오 간 경영권 분쟁이 종료된 직후인 13일에는 전일대비 23.47% 미끄러졌다.
하이브는 지난 12일 에스엠에 대한 인수 절차를 중단한다고 돌연 선언하며 경영권을 카카오 측과 합의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틀었다. 이에 카카오는 에스엠 경영권을 손에 쥐게 됐다. 하이브는 플랫폼 차원에서 협력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경영권 분쟁이 종료되자 카카오가 공개매수를 시작할 때 15만 원을 웃돌던 에스엠 주가는 11만 원대로 하락했다. 앞서 하이브가 제시했던 공개매수 가격(12만 원)은 물론 카카오 공개매수 가격(15만 원)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에스엠 주가는 앞서 카카오와 하이브가 공개매수를 통해 서로 맞수를 두며 경쟁 구도가 심화함과 함께 고공행진했다. 경영권 분쟁 전인 지난 1월 7만 원대였던 주가는 두 차례 공개매수가 진행되면서 장중 역대 최고가인 16만120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에스엠 경영권 분쟁의 격화를 기대하며 주가가 오를 것에 베팅했던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경영권 분쟁의 종료로 주가를 끌어올리던 이벤트도 함께 사라지면서 당장의 호재가 없으면 주가가 상승할 요인이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두 번의 공개매수를 거치며 주가가 급등한 만큼 단기 하락폭도 클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에스엠은 M&A 이슈로 연초 대비 92.7% 오르면서 단기간 급등했다"며 "목표주가와의 괴리율을 고려해 투자의견을 하향하고 향후 카카오와의 시너지, SM 3.0의 진행 구체화로 실적개선이 가시화된다면 목표주가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가 추가지분 확보를 위해 26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지만 최근 에스엠 주가 폭락으로 대다수 주주가 공개매수에 참여해 경쟁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더팩트 DB |
◆ '공개매수'가 희망인 개미…경쟁 몰리면 '안분배정' 가능성도
개인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 종료 소식에 하루 만에 488억 원을 팔아치우며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앞선 공개매수 기간부터 사들인 물량은 아직 상당수 남아있다. 지난 2월 10일 58억 원가량을 사들인 개인은 하이브가 공개매수에 나선 약 한 달여 기간 에스엠 주식을 꾸준히 사들였다. 지난 2월 15일에는 360억 원을, 24일과 27일에는 각각 261억 원과 345억 원을 순매수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카카오가 추가지분 확보를 위해 26일까지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지만 최근 에스엠 주가 폭락으로 대다수 주주가 공개매수에 참여하면 경쟁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최대공개매수 한도가 발행 주식 총수의 35%인 만큼 모든 희망 물량을 팔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공개매수 청구물량 초과 시 안분배정이 적용되는데, 경쟁률이 2대 1일 경우 10주를 신청한 투자자는 5주만 넘길 수 있게 된다.
하이브가 현재 보유한 지분(15.78%)을 공개매수 참여를 통해 처분한다면 개인들에게 배분될 물량은 더욱 적어지게 된다.
하이브는 가진 지분을 보유해 2대주주로 남거나 장내매도에 나서거나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선택지가 있다. 그러나 기업결합에 실패했으니 지분을 유지할 필요가 없고, 주가가 11만 원대에 거래되는 상황인 데다 물량이 많아 장내거래에 나설 가능성 또한 적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실적으로 공개매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개인은 지닌 물량 중 얼마만큼을 공개매수로 팔 수 있을지 미지수기 때문에 하이브와 이수만 전 총괄이 공개매수 청구에 내놓을 물량이 적을수록 좋은 상황이다.
한편, 일각에선 에스엠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오면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보유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50% 내외의 지분 확보에 성공하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이 본격화될 수 있고, 카카오엔터가 최대주주로 등극할 경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이후 카카오와 하이브의 SM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다보니 단기적 모멘텀이 끝나서 급락한 상황"이라면서도 "아티스트 활동량 증가와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가 조정 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에스엠 목표 주가를 기존 12만5000원에서 14만 원으로 올리고, 투자 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pkh@tf.co.kr